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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에서는

경제위기 해법을 우주에서 찾고 있는 러시아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위기 속에서 러시아 또한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을 들 수 있겠습니다. 개발 도상국이 아닌, 명색이 G8에 들어가는 국가의 경제 정책 치고는 좀 편협해 보이죠? 더군다나 러시아 정부에서는 이번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기회삼아 재벌 길들이기를 시도할 모양새입니다. 러시아 정부에게는 구제금융이라는 '전가의 보도'가 있기에 이러한 정책은 실효를 거둘 것이라는 것이 현지의 관측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러시아 정부의 방침은 향후 경제위기 극복정책 또한 재벌들을 중심으로 꾸려지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정책적으로는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러시아 내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단기적인 변화의 조짐은 보이진 않지만, 장기적인 방책이 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장기적인 대책이 꽤나 이채롭습니다. 바로 우주개발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과거 냉전시대, 미국과 경쟁적으로 우주 개발에 열을 올린 것이 국가 간 자존심 싸움이자 명목 싸움이었다면, 이번 우주개발을 통한 경제위기 해결방안은 먼 미래를 내다본 대책이라는 것이 특징이겠습니다.

러시아 과학계, 특히 러시아 항공우주국에서 주장하는 경제위기 해법은 결론적으로 말해 달(moon)로의 인류 이주를 최종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구와 인접해 있고, 전 인류가 이주해도 될 만큼 충분한 공간이 있으며, 공해가 없는 달로의 이주야 말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제 위기를 근본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입니다. 또한 러시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동맹국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한 과학기술은 이미 개발되었으며, 비밀리에 실험중이라는 것이 러시아 항공 우주국의 설명입니다. 물론 이는 러시아 정부의 지원으로 시도되고 있는 국책 사업이기도 합니다.

현재 러시아와 인도는 공동으로 우주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중입니다. 러시아 항공우주국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국장 명의로 발표된 보도 자료에 의하면 양국 과학자들은 현재 공동으로 우주선과 우주선에 필요한 갖가지 장비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합니다. 궤도 모듈과 착륙 모듈, 달 표면 탐사선 등이 양국의 연구하여 개선해낸 중요한 성과물이며, 특히 달에서 인류가 지구에서와 같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기술 또한 개발되었다고 첨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네 입장에서는 다소 황당해 보이기까지 한 이번 러시아-인도 간 달 탐사 프로젝트는 2017년 12월 31일에 마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러시아 항공 우주국의 이번 우주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글로나스(ГЛОНАСС, 세계 위성항법 시스템)가 있습니다. 글로나스는 소비에트 공화국(소련)시절 미국의 GPS에 대항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이자 시스템으로써 95년까지 21개의 인공위성들을 쏘아 올려 3개의 궤도에서 100m 정도의 정확도로 세계 위치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입니다. 더불어 우주 항공분야에도 적용되는 글로나스는 정확하게 목표지점 까지 우주선을 인도하는 역할을 시스템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체제 전환 후 러시아 경제가 붕괴되면서 글로나스 프로젝트에 차질이 있어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 2001년 인도 정부와 합작으로 다시 이 프로젝트를 재개하여 조만간(계획대로라면 내년) 선보일 예정입니다. 더불어 러시아 정부는 EU의 위성항법시스템인 '갈릴레오 프로젝트'와의 합작 또한 모색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러시아의 경제위기 탈출의 첨병은 글로나스의 세계 표준화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글로나스 + GPS'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