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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에서는

레닌 사망 85주기, 붉은광장에 나부끼는 소련국기


지난 21일은 공산주의 혁명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혁명가 레닌(1873 - 1949)의 85주기 였습니다. 대체적으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의 탄생일 혹은 사망일에는 일련의 행사가 있기 마련입니다. 예상대로 이날에 레닌을 기리는 기념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습니다. 게중에 가장 큰 행사는 아무래도 붉은광장 인근의 행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붉은광장 정 중앙에 레닌의 묘가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참배객들은 레닌의 묘가 있는 붉은 광장 안으로 집입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러시아 정부에서 이날 붉은광장의 진입을 봉쇄했기 때문입니다. 붉은광장에 예전 소련 국기가 나부끼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한 몫 했을 겁니다. 레닌묘 참배객들과 러시아 공산당 관계자들은 인근에 꽃다발을 헌화하고 언론매체에 현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방식으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날을 전후로 지난 10년 가까이 논쟁이 되고 있는 레닌묘 폐쇄에 대한 여론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레닌은 공산주의 혁명의 영웅이라기 보다는 관광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레닌묘는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필수 관광코스이기 때문입니다. 레닌에 대한 존경심으로 방문하는 참배객 보다는 한때 세계에서 공상주의시대를 상징하는 미이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아도는 관람객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이러한 레닌에 대한 처우에 대해 그에 대한 호부를 떠나 러시아인들 중 상당수는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레닌의 유족들은 망자를 땅에 안장하길 원했지만 당시 볼셰비키들은 공산주의의 상징이었던 레닌을 기념한다는 취지로 미이라로 만들어 붉은광장에 묘를 만들어 유리관 안에 영구보존 조치를 취했습니다. 소비에트 공화국 붕괴이후 러시아 정부에서도 레닌묘의 폐쇄를 여러차례 검토했지만 레닌 추종자와 공산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대책을 못 내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레닌의 시신에 대한 처리는 러시아 내 여론조사에서도 반대의견과 찬성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입니다.

현재 레닌은 사후 85주기가 되는 해에 다시금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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