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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살아가며

인간과 갈매기의 신경전

샌프란시스코는 태평양 연안과 맞닫은 도시입니다. 이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문뜩문뜩 한국의 항구도시인 부산이 떠오르더군요. 그러고보니 샌프란시스코 연고의 프로야구단 명칭도 '자이언츠'로군요. 바다가 인접해서인지 해안가는 물론이거니와 도심지역에서 갈매기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시민들은 동물 보호에는 꽤나 신경쓰는 편인지라 갈매기들이 사람을 두려워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인근 호수에서도 조류들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여느 공원 풍경처럼 먹이를 주는 사람들과 이에 호응하는 갈매기나 비둘기들이 보이더군요.


여기서 조금 재미있는 풍경을 보게되었는데요. 한 시민이 먹이를 손에 쥐고 갈매기에게 다가갑니다. 갈매기는 도망가는 등의 반응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냉큼 다가가서 먹이를 물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서 이 시민과 갈매기의 신경전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약 10분 동안 50cm 거리를 두고 사람과 조류는 서로를 마주본채 미동도 하지 않으며 대치상태에 돌입하게 됩니다.


참을성이 조금 부족했던 인간 쪽이 조금 더 거리를 좁혀보지만 결과는 큰 차이가 없더군요. 도망 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먹이를 입에 물지도 않았습니다. 먹이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그렇다고 경계를 풀지도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주변에서 이 광경을 재미나게 구경하던 시민들의 반응은 'He's very smart!', 'He's really smart !'라고 갈매기를 칭찬하더군요. 

이곳에서 마냥 구경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결과가 어떻게 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샌프란시스코의 따뜻한 2월 어느날 보았던 재미난 풍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