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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살아가며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없는 구닥다리 유저의 코어 i5 체험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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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을 구입하려할때 사용자의 활용도에 맞게 구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방법입니다. 인터넷이나 기타 문서작업 위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고사양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목검이면 충분히 즐거운 어린아이가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가지고 쓸만하다고 폼잡는 것과 마찬가지인 모양새입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저와 같은 컴퓨터 사용자는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치않은 부류입니다. 고사양 그래픽 카드를 요구하는 최신 게임도 하지 않고, 포토샵과 같은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릴일도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일반 사용자들에 비해 다른점이라면 인터넷 창을 상당히 많이 열어놓고 뭔가를 한다는 특색은 있습니다만 이는 어느정도 사양을 갖춘 컴퓨터라면 무리없이 할 수 있는 작업들인지라 역시나 고사양 컴퓨터는 저에게 있어 개똥위의 연꽃일 뿐이지요.

그러던 와중에 운좋게도 인텔 코어 i5 린필드가 장착된 컴퓨터를 2주간 체험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플레이PC 이벤트에 응모한것이 당첨된 것입니다. 안그래도 지난 6년간 사용하던 컴퓨터가 얼마전에 유명을 달리한터라 얼씨구나 하고 쌍수들어 만세를 부르며 사용을 하게 되었습니다. i7이 장착된 컴퓨터들도 있는데 무슨 호들갑이냐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없는 저같은 구닥다리 유저에게 코어 i5정도면 황금거북이 이상인 셈입니다. 안락사 시킨 이전 컴퓨터의 대안으로 생각했던 새 데스크탑의 CPU 후보군 중에도 i5는 논외였습니다. 앞서말씀드렸듯이 컴퓨터 활용도를 감안한 현실적인 선택을 한 셈입니다. 그러던 차에 현재 가장 성능이 좋은 CPU가 달린 컴퓨터를 이용할 기회가 생겼으니 좋아라 할만 하지 않겠습니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코어i5 모델은 8가지나 존재합니다. 다만 미미한 성능의 차이이고 저같은 유저에게는 체감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테니 동일한 모델이라고 해도 무방할듯 합니다. 이와 더불어 '린필드'는 코어 i5만의 고유 코드명은 아닙니다. 향후에도 린필드라는 코드명을 달고 나오는 제품이 예정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린필드 계열중에 코어 i5가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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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i5 장착 데스크탑을 사용한 뒤 첫 소감은 전반적으로 컴퓨터가 '팍팍' 돌아간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컴퓨터에 깔아놓은 이런저런 프로그램들을 실행했을때 딜레이되는 시간이 이전에 비해서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것이 단지 CPU만의 효과라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임은 틀림없을 겁니다. 개그콘서트 허경환의 유행어로 부연하자면 가끔씩 짜증을 유발시키던 비스타가 '아~! 이렇게 훌룡한 운영체제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전에 사용하던 조립식 데스크탑의 CPU가 펜티엄 4 3.20E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런 체감속도는 어찌보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벤치마크를 할 필요도 없는 부분이겠지요.

원래는 이 테스트탑을 체험하는 2주 동안 최근에 유행하는 고사양 스팩을 요구하는 무거운 게임들을 한번씩 해볼 요량이었습니다만, 이래저래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해본 것은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그리 무겁지 않은 온라인 당구게임(권장사양 : CPU 펜티엄4, RAM 256MB 이상)데요. 이 5년 사이에 나온 컴퓨터라면 뭐가 됬던지 간에 플레이하는데 무리가 없는 가벼운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이 게임은 제가 몇 일 이상 사용하는 컴퓨터에는 예외없이 깔려있는 프로그램인데요. 요 몇 년 동안 이 당구게임으로 심심할때 마다 해외쪽 유저들이랑 플레이를 즐기곤 했지요.

아래는 코어 i5 데스크탑으로 이 당구 게임 한 경기를 플레이해서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개인적으로 이전 컴퓨터에서 플레이 했을때와의 차이점이라면 미세한 조절이 용이했다는 소감입니다. 그 덕분인지 처음으로 3큐만에 게임을 끝냈습니다. 참고로 제 온라인 당구게임 수지(다마수)는 200입니다.



제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주된 용도는 물론 업무용입니다. 이 업무라는 것의 주된 작업이 문서 작성하고 메일을 주고 받으며, 한국시간 새벽에는 러시아 쪽과 스카이프를 이용한 통화가 대부분인데요. 넷북 정도의 사양이면 충분히 커버가 되는 업무용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저희 가족 중에 저보다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한 사람은 아내와 아들녀석입니다. 아내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지라 3D 맥스나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샾, 인디자인,플래시 등과 같은 그래픽 프로그램들 여러개를 동시에 돌려야할 일이 종종 있는데요. 멀마전까지는 집에서 작업하기에 다소 어려움을 호소하곤 했습니다. 제법 무거운 그래픽 프로그램을 돌리다보면 컴퓨터의 느려짐이 눈에 띌 정도로 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2주간 코어 i5를 체험을 시작하면서 아내를 설득해 집에서 그래픽 작업을 유도하며 몇 가지 인터뷰를 했는데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끄루또이(이하 끄) : 늘 그렇듯이 당신은 이번에도 남편의 인터뷰이(interviewee), 쉽게말해 교보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인터뷰 내용은 정리되어 블로그에 올라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당신의 사생활이 폭로된다고 해도 법적인 책임은 묻지마라. 가장의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한 것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인터뷰에 응해줬으면 좋겠다.

아내(이하 아)
: 알았다.

: 코어 i5가 장착된 데스크탑을 사용해본 소감을 말해달라.

: 솔직히 나는 i5가 뭔지 모른다.

: 인텔에서 최근에 나온 시가 241,460원짜리 CPU의 명칭이다.

: 이해했다.

: 다시 시작하자. 코어 i5가 장착된 데스크탑을 사용한 소감을 이야기 해달라.

: 당신의 강압에 못이겨 포토샾이랑 일러스트레이터, 3D 맥스까지 열어놓고 몇 가지 작업을 해봤다. 솔직히 오랜시간 안해봐서 확신을 가지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회사 컴퓨터보다 작업하기에 다소 편안하다는 느낌은 들었다. 물론 이전에 사용하던 집의 데스크탑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긴 하다. 당신말처럼 '팍팍'돌아간다는 느낌은 없지만 3D 렌더링 작업을 할때 꽤나 만족스러웠다. 더불어 그래픽 프로그램 몇 개를 동시에 돌려도 문서작업하듯이 원활하다는 느낌과 딜레이 시간, 특히 작업물을 프린팅 할때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매우 완화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작업이 월활히 돌아간다는 소감이다. 솔직히 회사에서도 도안을 프린팅 걸어놓을 때는 컴퓨터를 이용한 다른 작업은 어렵다. 더군다나 잘못 건드리면 에러가 나서 같은 작업을 여러번 반복해하는 불편함으로 디자인 작업 외에 스트레스를 받을때가 많았다.

: 만약에 당신 회사에서 새로운 컴퓨터를 구입한다면 코어 i5가 장착된 것으로 구입할 의향은 있는가?

: 솔직히 20만원 넘는 cpu라면 우리같이 작은 디자인 사무실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 재무과 사람들은 그 가격이면 데스크탑 한 대를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한테 구입에 대한 재량권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뭐 여튼 이제 집에서 편하게 작업이 가능하게 되었으니 만족스럽다.

: 미안하지만 이 데스크탑은 2주 체험을 조건으로 잠시 임대한 것이다.

: 아, 그런가? 아쉬울 따름이다. 이 데스크탑을 보아하니 이미 몇 사람 손을 거친듯 한데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지 담당자를 찔러봐라.

: 못들은걸로 하겠다. 인터뷰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