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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에서는

러시아판 프리허그, 겨울 초입을 따뜻하게 수놓다


러시아에서는 이제 플레시몹(flashmob, 전혀 모르는 사람, 온라인 혹은 유무선 상으로만 아는 사람들이 연락을 취해서 어떤 장소로 모여 모버레이터(지시서를 나눠주는사람)의 지령이 담긴 지시서에 따라 행동을 하는것)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가 제법 널리 퍼져있다. 그도 그럴것이 모스크바에서는 요근래 3~4년 동안 꾸준하게 다양한 종류의 플레시몹이 실행되어 왔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 내.외신 언론사들이 비중있게 다뤄왔기 때문이다.

28일, 모스크바 뿌쉬낀 광장 앞 거리에는 수십명의 플레시몹 참여자들이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압니미 미냐(Обмини меня!, '저를 안아주세요!')라고 자필로 종이에 써서 거리 시민 중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안아주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는 한때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프리허그 운동'의 러시아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플레시몹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상대방을 안아주고 축복의 말을 전했다.

러시아에서 '나를 안아주세요'란 종이를 들고 진행하는 플레시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10월에는 무려 300여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서 이와 같은 행사를 벌인적이 있었다. 이번 행사는 당시 행사의 축소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당시와 다른점이 있다면 2006년에는 행사 참가자 끼리만 서로 안아주는 계산된 플레시몹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 행사는 프리허그의 그것에 보다 근접했다는 것이다.

이번 러시아판 프리허그 행사는 무리없이 진행되었고 별다른 사건사고도 일어나지는 않았다. 다만 인근 경찰서에 따로 집회 신고를 하지 않았기에 출동한 경찰에게 행사 취지를 설명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치적 집회가 아니라는 참가자들과 매스컴의 설명을 듣고 경찰이 물러나면서 플레시몹은 계속 진행되었다.

오랜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번 플레시몹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퍼포먼스 시간 내내 활짝 미소를 띄며 시민들에게 흥겨움을 유도했고 다소 무표정하게 걷던 모스크바 시민들은 이들로 인해 가볍게 나마 미소를 지으며 지나쳐갔다.

이미 혹한의 겨울에 접어든 모스크바에 이들의 퍼포먼스는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