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12일차, 빙속 10,000m 에서 이승훈 선수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에 4번째 금메달을 선사했습니다. 24일 오전시간대는 이 소식이 주요 뉴스가 되어 퍼지리라 봅니다. 하지만 이 기념비적인 금메달 소식을 뛰어넘는 이슈가 오후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쇼트프로그램(오후 1시) 경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간에 이번 올림픽 한국대표팀의 '얼굴'로 인식되고 있는 사람은 김연아 선수입니다. 미디어들과 포털들에서는 김연아의 연습풍경부터 해외언론의 반응, 라이벌 선수의 동향 등 김 선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세세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의 독자 수요도 충분해 보입니다. 더불어 이전에도 그랬지만 올림픽 기간중, 특히 올림픽 종목경기 전후에 집중 편성되어 틀어지는 김연아 선수의 CF를 보자면 '김연아의 동계올림픽'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이는 김연아 선수의 잘못은 아니겠지요. 그렇다고 기업들의 잘못이라고 보기도 그렇습니다. 현시점에서 실력과 미모를 동시에 갖춰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스타플레이어를 활용한 마케팅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동계올림픽 독점 방송사에서는 김연아 선수의 등장에 맞춰 자체제작 현지 중계차 까지 동원한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이쁜것들만 대접받는 더러운 세상'이란 씁쓸한 농담이 나올법도 합니다.  

좋은 분석 기사건 제목만 요란한 기사건 간에 어제 오늘 김연아 선수에 대한 기사들이 집중적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기사들을 보면 어떠한 주제로 시작되었던지 간에 결론은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결론으로 마무리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하긴 현 시점에서 김연아 선수에게 악의적인 기사를 쓸만큼 담대한 언론사는 없다고 봐야겠지요. 

우리 언론사에 비할바 아닙니다만, 러시아 언론사들도 김연아 선수에 대한 기사들을 심심찮게 내놓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인터뷰 기사에서부터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기간중 머무르려 했던 시내 호텔을 포기하고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다는 기사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아마도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고 결과마저 좋게 나타난다면 김연아 선수 관련 기사는 더욱 늘어날것으로 보입니다.

각설하고, 요 몇 일 사이에 러시아 통신사들이 김연아 선수의 이름을 타이틀로 해서 내보낸 기사중에 좀 색다른 기사가 하나있어 소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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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러시아에서 동계올림픽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스포츠닷루'의 23일자 기사를 보면 '김연아, 올림픽에서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재정적인 손실이 올듯'이란 제목의 기사가 올라와 있습니다.

이 기사 내용을 보면 '여자 피겨스케이팅 부문의 유력한 메달 후보인 김연아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성과(메달)없다면 재정적으로 심각한 데미지를 입을 수 있다'라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김연아가 은매달이나 동매달은 획득한다면 많은 한국 국민들은 김연아 선수를 위로할 것이다. 하지만 김연아가 메달을 못 딴다면 부정적인 반향(안티)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물론 김연아가 우승한다면 세계적인 스타가 탄생하는 것이다.'


성적 여하에 따라 한국내 대중적 인지도의 정점에 서있는 김연아가 한순간에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와 더불어 이 기사에는 김연아가 작년에 삼성과 현대를 포함한 14개 기업의 18개 CF에 출연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2009년 약 800만달러의 소득을 올렸다고 부연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이는 이번 올림픽 참가 선수중 1위에 해당하는 연간 수입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후원이나 CF 등이 올림픽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경우 끊길것이란 분석입니다.

기사 내용이야 어찌보면 너무나 과민하고 건조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령 올림픽 성적이 안좋다 하더라도 저런 극단적인 결과는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김연아 선수에 대해 과도한 긍정적 기사들이 범람하는 가운데서는 나름 신선했다는 소견입니다. 현재 올림픽 특수라고는 하지만 김연아 선수는 매스컴에서 과도하게 노출되어 소비되고 있습니다. 그다지 없어보이던 김연아 선수 비난 댓글들도 이젠 심심찮게 보이는 현실입니다.    

물론 이 기사는 '만약에'라는 가정으로 시작하는 내용입니다. 현재 전세계 전문가 중에 김연아 선수가 메달권 밖에 있다고 보는 이는 아마 없을것입니다. 큰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더욱 많습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모르긴 몰라도 더 큰 부와 명예가 김연아 선수를 기다리고 있겠지요. 다만 '만약에' 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직면해야할 부분에 대해서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더 염두에 둬야할 부분은 성적, 결과와는 관계없이 선수들의 땀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는 조급하지 않은 넉넉한 마음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