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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 게이 퍼레이드 반대 시위


러시아에서 게이나 레즈비언 등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위상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리 높지 않다.

러시아 사회에서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인식의 근원은 두 가지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로 러시아의 국교라 할 수 있는 정교 교리에 위배된다는 것. 그리고 둘째로 아직까지 그네들 의식에 뿌리깊게 남아있는 공산주의 시절의 잔재 때문이다.

첫번째 이유인 정교 교리에 위배된다는 것은 기독교 문화권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과 괘를 같이 한다. 두번째 공산주의 시절의 잔재를 이유로 들은 것은 공산주의 시절 사회상에서 기인한다.

공산주의 시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전 국민이 군인이자 국가 자체가 군대라 여기던 군국주의 시절 러시아에서 동성애자는 사회기강을 해치는 암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분위기였다. 때문에 동성애자들은 정치사범과 마찬가지로 숙청대상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공산주의 시절을 좋게 여기던 나쁘게 여기던 간에 뿌리깊게 러시아 중장년층에 각인되어 내려오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러시아 극우단체에 강하게 전승되어 양 세력간 폭력사태로 나타나곤 한다.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사회인식이 우호적이진 않지만 러시아에서 그들에 대한 공식적인 제재수단이나 강제사항은 물론 없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마다 이들의 공식 활동에 대한 허용의 온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러시아 내 성적소수자들에 대해 가장 냉담하고 거부감을 보이는 곳은 수도 모스크바이다. 모스크바 전임 시장과 현 시장의 경우 이들의 활동에 대해 그간 노골적인 반대입장을 표명해왔다. 이러한 모스크바 정치권의 입장은 위정자 개인의 호불호라기 보다는 러시아 정교와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성적소수자들에 대해 가장 관용적인 곳은 제국시절 수도이자 러시아 제 2 도시 쌍뜨 뻬쩨르부르그(상트 페테르스부르그)이다. 때문에 러시아 성적소수자 커뮤니티의 상당수가 뻬쩨르부르그를 근거지로 삼고있다. 샌프란시스코처럼 무지개 깃발이 도심 곳곳에 걸려있을 정도로 광범위한 허용은 아니지만 이들의 활동과 커뮤니티에 대해 특별히 문제삼지는 않고 있다. 이는 쌍뜨 뻬쩨르부르그가 러시아 최대 관광도시라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여느나라와 마찬가지로 러시아내 성적소수자들 역시 자신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연간 적지않은 행사를 벌이고 있다. 게중에 가장 성대히 열리는 것이 매년 5월 중순 혹은 6월 초에 열리는 '게이 퍼레이드'이다. 이 행사는 러시아에서만 열리는 것은 아니다. 뉴욕, 파리, 밴쿠버, 암스테르담, 심지어는 서울에서도 열린적이 있는 세계적인 성적소수자들의 축제이다. 

금년 역시 모스크바 뿐만 아니라 러시아 전역에서 게이 퍼레이드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모스크바 시는 금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들의 성적취향에 대한 거부감이라기보다는 폭력사태로 변질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집회가 허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퍼레이드를 예정대로 펼치게 된다면 전원 체포되게 된다. 이는 지난 몇 년 간 반되어온 게이 퍼레이드의 수순이다.

몇 일 전 승전기념일 연휴기간에 모스크바에서 게이 퍼레이드 반대 시위가 열렸다. 우익성향 인물들과 종교단체 인물들로 구성된 이들이 내걸은 이유는 역시나 정교 교리에 맞지 않으며 폭력사태의 단초가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벨그라드에서 대규모 유혈사태를 빚은 게이 퍼레이드 사진을 들고 모스크바 시민들의 지지서명을 받고 스티커를 나눠주는 행사를 벌였다.  

이날 시위 전경을 이미지로 소개해본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조금 크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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