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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에서는

따뜻하게 안아드립니다! 모스크바 젊은이들의 '프리허그' 현장


러시아에서 플레시몹은 이제 젊은이 문화의 한 지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6년 동안 꾸준하고 다양한 종류의 플레시몹이 러시아 전역에서 실행되어 왔으며, 이에 대해 러시아 내.외신 언론사들이 비중있게 다뤄주었기에 대중적인 인지도 또한 높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 플레시몹이 폭넓은 관심을 받은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깃발을 휘드르며 단체로 구호를 외치는 전형적인 러시아식 시위 문화와는 전혀 다른 '형식의 파격'이 가장 큰 이유겠고, 더불어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정치색(?)'이 빠진 단백하고 긍정적인 메시지 전달, 그리고 세대를 아우르는데 방해 요인이었던 선정성이 배제되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러시아 플레시몹의 중심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수도 모스크바이다. 모스크바 내에서 플레시몹의 성지라 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아르바트 거리이다. 
아르바트 거리는 러시아 거리 문화와 예술을 상징하는 곳으로 흔히 프랑스의 몽마르뜨 언덕과 비견된다. 도스토예프스키, 고골리, 차이코프스키와 뿌쉬낀이 살며 낭만을 풍미했던 거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르바트 거리는 구(舊)아르바트 거리와 신(新)아르바트 거리로 나뉘며, 우리가 말하는 아르바트 거리는 구 아르바트 거리를 말하는 것이다. 
 


얼마전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 수백명의 플레시몹 참여자들이 '압니미 미냐(Обмини меня!, '저를 안아주세요!')라고 자필로 종이에 써서 거리 시민 중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안아주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는 한때 세계적으로 유행했고 2006년 즈음에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되었던 '프리허그'의 러시아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러시아에서 프리허그 플레시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10월에는 무려 300여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서 이와 같은 행사를 벌인것을 기점으로 매년 봄 초입과 겨울 초입, 늦가을에 때로는 크고, 때로는 작게 꾸준히 이루어져왔다. 과거 프리허그와 현재의 차이점이라면 초창기에는 외로운 현대인에게 사람의 따뜻함을 전달한다는 취지에서 플레시몹이 진행되었던 반면에 현재는 젊은이들의 문화행사, 즉 축제의 개념으로 변환중이라는 것이다. 

앞서말했듯이 러시아판 프리허그 정치색이나 기타 갈등요인이 빠진 행사이기에 매년 큰 문제없이 진행되어 왔고 금년 행사 역시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집회신고를 받은 경찰들과 만일을 대비한 응급의료차량이 대기하고 있었으나 그네들 역시 행사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오랜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번 플레시몹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퍼포먼스 시간 내내 활짝 미소를 띄며 시민들에게 흥겨움을 유도했고 다소 무표정하게 걷던 모스크바 시민들은 이들로 인해 가볍게 나마 미소를 지으며 지나쳐갔다. 

지난 6개월 가까이 지속되어온 혹한의 겨울을 완전히 날려버린 러시아의 프리허그 플레시몹을 이미지로 함께 살펴보자. 이미지는 클릭하면 조금 크게 볼 수 있다. 
 



프리허그를 선남선녀들만이 해주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