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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에서는

느리지만 박진감이 넘치는 트랙터 경주대회 현장

러시아 돈강 유역에 '로스토프-나-도누(Росто́в-на-Дону́)' 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뭔 도시 이름이 이렇게 복잡하냐구요? 러시아 도시명들 중에는 우리나라 도시처럼 딱 떨어지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도시들도 있습니다. 로스토프-나-도누는 후자쪽인 셈입니다.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돈강에 위치한 로스토프'라는 의미인데요. 일단 도시의 지도상 위치는 도시명에 확실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도시명이 다소 복잡해진 이유중에 하나는 야로슬라블에 위치한 로스토프라는 동명의 고도시가 있기에 그렇기도 합니다. 크기로 따지면 야로슬라블의 로스토프시가 조금 더 크며 로스토프-나-도누는 인구 100만이 조금 넘는 중간 정도의 도시입니다. 세계적으로는 러시아에서 손꼽히는 고(古)도시인 야로슬라블의 로스토프가 더 잘 알려져있습니다만, 돈강유역의 로스토프 역시 북 카프카즈 지역 최대의 도시로써 러시아 지방 정부의 주요 거점입니다. 


각설하고 얼마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습니다. 제목에도 써놨듯이 '트랙터 경주'가 그것인데요.

현재 러시아 전역에서 스피디한 자동차 경주나 명품 혹은 유명 자동차 전시회 등이 일제히 열리고 있는 가운데 스피드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이색적인 경주대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러시아 내 유일한 트랙터 경주대회이기도 합니다. 이 트랙터 경주대회는 러시아 내 농업에 종하는 이들한테는 가장 큰 경주대회이자 축제와 같은 행사인데요.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트랙터 경주가 열린것은 도시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바로 이 도시가 러시아 내에서 트랙터와 콤바인 등의 농기계 생산공장이 가장 활성화 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로스토프-나-도누는 이 외에도 여러분야의 공단이 있는 공업도시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 트랙터 경주대회에는 러시아 각지역 및 트랙터 메이커를 대표하는 트랙터 기사들이 참여하는데요. 경주로는 일반 자동차 경주대회처럼 잘 닦여지지 않은, 꽤 굴곡이 많은 야생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그래서인지 경기중 다소 무리해서 달리는 경우 전복되는 사고도 일어나는데요. 위험하다기 보다는 우스꽝스럽게 비쳐집니다. 이 경주의 메인스폰서는 저 유명한 에너지 트링크 업체인 레드불입니다.

그럼 6월 둘째주에 벌어진 로스토프-나-도누의 트랙터 경주대회를 이미지로 만나보시겠습니다. 일반 레이스에 비해 스피드가 없다고는 합니다만, 평균 60km 정도로 움직이기에 나름 박진감이 있습니다(최고속도는 68km였다고). 참고로 이날 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30,000여명의 관중이 모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