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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2프로 부족할때

축구장에 가지마! - 러시아에서 외국인이 주의해야할 것들


러시아에서 외국인이 유념해야할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예의와 관련되어 하지 말아야 할 것과 둘째 일상에서의 주의사항, 그리고 세번째가 신변상의 위험이 우려되기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첫번째 예의와 관련되어 하지 말아야할 것들 몇 가지를 언급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유명 관광지라도 러시아 정교사원을 방문할때는 미니스커트와 민소매티 등을 입고 들어가서는 안됩니다. 특히 정교 예배중에는 더더군다나 금기시되며 입구에서부터 그런 복장을 한 여성을 통제합니다. 이는 남성도 마찬가지 입니다. 반바지나 슬리퍼 등의 복장은 금기시됩니다. 거기에 정교사원의 예배중에는 카톨릭의 미사보와 같은 베일을 쓰는것이 (여성에 한해서)예의입니다.

2.
러시아 뿐만 아니겠습니다만, 사람이 보는 앞에서 침을 뱃는 행위는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동입니다. 본의아니게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때는 사과를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이러한 것이 지켜지지 않을때는 쌍방간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3.
지금은 다소 퇴색한 예의범절입니다만, 앞에가는 사람을 앞질러 가는 것도 예의바른 행동은 아닙니다. 급한일이 있어 부득이하게 앞사람을 추월해 갈때 가벼운 사과를 하는 것이 예의였습니다.

4.
독실한 기독교인 이시더라도 러시아인에게 공개적인 선교를 할때는 주의해야 합니다. 러시아는 법으로 지정되지 않았을뿐 정교가 국교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국가입니다. 정교를 믿지 않는 젊은층이라고 하더라도 그간 부모세대를 보아온 것이 있어 정교적 마인드가 제법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린이 대상 선교가 활성화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부연하자면, 공산주의 붕괴이후 국내 개신교의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CIS)선교가 꽤 활발히 이루어졌는데요. 선교와 더불어 어려운 환경의 러시아인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사회활동을 펼쳐 한때 러시아인들의 우호적인 시선을 받았지만 90년대 어느 대형교회 목사님께서 부흥회자리에서 '정교는 악마집단'이란 요지의 설교를 한 뒤 러시아 정교계의 공분을 산 사례가 있습니다.

러시아인 과반수가 정교신자인지라 러시아 정교계는 정치권과의 관계가 밀접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때문에 러시아 내 타 종교의 공식적인 포교가 금지된 때도 있었으며 현재는 허용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교회 설립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인허가 체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목적으로 국가에 신고한 뒤 교회로 용도변경하여 활용하는 사례가 꽤 됩니다.

5.
기타 일상에서의 몇 가지 러시아식 예의범절(http://russiainfo.co.kr/587)은 예전에 간략히 정리한게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두번째 일상에서의 주의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외출 시에는 항상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느나라를 가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러시아에서 일반적인 문제발생은 러시아 입국 초기 1~3일 간 거주등록을 위해 여권을 인근 경찰서로 보내는 사이에 주로 발행합니다.

러시아는 자국인이나 외국인이 국내에 머무를때 인근 경찰서에 현재 머무는 곳, 다시말해 거주하는 곳을 알려야할 의무사항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거주하는 호텔 혹은 개인이 거주등록을 위해 경찰서에 여권을 보내게되고 이를 증명하는 '스프라프까'라 불리우는 A4지 1/3 크기의 종이서류를 받게 되는데요. 

문제는 경찰 검문시 이 종이서류가 통할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경찰은 스프라프카만 제시해도 통과를 시키기도 하지만 종이 서류는 누구든지 위조가 가능(실제로 위조된 서류가 성행하기는 합니다)하다는 이유로 인근 경찰서로 확인을 위해 동행을 요구하는 경찰들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후자쪽이 다소 많다고 할 수 있는데요. 러시아 경찰의 투철한 사명감 일수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뒷돈을 요구하는 사례로 악용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기서 갈등을 할 수 밖에 없는데요. 장기 체류자의 경우 만일을 대비해 3일정도는 포기할 수 있지만 하루하루가 아까운 단기 여행자의 경우 경찰 무서워 1~3일간 밖으로 안나가자니 시간이 아깝고, 그렇다고 막 돌아다니자니 어떤 시비가 붙을지 몰라 껄끄러운 기간인 것입니다.

2.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보행자 우선으로 교통체계가 확립되어 있지만 러시아는 정반대입니다. 차량위주로 교통체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러시아 운전사들은 보행자들에 대한 배려심이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러시아 거리, 특히 도로를 건너실때 좌우에서 오는 차량을 주의깊게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3
러시아 수도물은 석회성분이 눈에 보일정도로 섞여 있습니다. 당연히 식용으로는 부적합합니다. 러시아에 담석환자가 상당수 존재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러시아 각가정에는 필수품으로 정수기가 1~2대는 있는데요. 피부가 약한 이들은 이때문에 피부트러블로 고생을 하게됩니다. 여행 혹은 유학, 을 하신다면 이를 염두에 둔 오일제품을 염두에 두셔야합니다.

4.
오일 제품이야기가 나온김에 화장품 이야기 하나 부연합니다. 대체적으로 여성분들에 한해서이겠습니다만, 본인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챙겨가실 필요가 있습니다. 러시아에 우리나라 제품 뿐만아니라 해외의 수많은 유명 화장품 메이커들이 있어와 있습니다만, 본인의 피부에 맞는 것을 찾기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러시아에 판매되는 화장품들이 대체적으로 유분이 상당히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요. 이는 러시아의 기나긴 겨울날씨와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유분 많은 화장품과 인연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미리 염두에 두셔야 할 부분입니다.

세번째로 신변 안전을 위해 주의해야할 것들에 대해 상식차원에서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어두운 심야시간에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늘 그런것은 아니지만 심야시간에 외국인, 특히 유색인종에 대한 폭력사건이 대도시에서 매년 심심치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간혹 목숨을 잃는 사례도 있는데요. 대체적으로 이러한 사건사고는 어두워진 뒤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2.
역시나 심야시간에 대중교통수단 이용 역시 주의하셔야합니다. 지하철에서 '러시아는 러시아인의 것'을 외치는 우익청년들을 만나는 것도 위험합니다만, 이보다는 대중교통수단, 특히 지하철에서는 러시아에서 걸인집단으로 분류되는 집시들의 막무가내 행동을 겪으실 수 있습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유약해 보이는 동양여성에게 접근해 지하철 타기 직전 가방을 뺏아 도망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3
러시아에 수많은 축제와 행사가 있습니다만, 무턱대로 찾아가지마시고 행사의 성격을 미리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우익성격이 강한 행사에 가시는 것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사람이 많은 낮시간은 무난합니다만 사람이 적은 심야시간에는 폭력사태가 일어날 소지가 있습니다.

신변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을 간략하게 3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심야시간에는 가급적 시내를 돌아다니지 마시라'는 것으로 귀결되는데요. 심야시간과는 별개로 낮시간이라도 가는 것을 말리고 싶은 곳이 한 군데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 프리미어리그가 열리는 축구 경기장입니다.

러시아에서 축구는 국민스포츠의 반열에 있는 인기 스포츠입니다. 때문에 프로리그의 저변이 꽤나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젊은이들 중 상당수가 지역팀을 응원하며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는데요. 프로리그 축구경기장에 모이는 팬들의 대다수가 순수하게 축구를 사랑하는 의식있는 사람들이겠습니다만, 그 사이사이 민족주의와 인종편견을 가진 극우성향 청년들이 역시 상당수 섞여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러시아에서 이런 극우청년들을 가르켜 '훌리건'이라 부르는데요. 영국에서 축구장 난동꾼을 뜻하는 훌리건이 러시아에서는 '불량청년' 혹은 '스킨헤드'와 같은 의미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폭력적 성향을 가진이들이 눈에 띄게 보이는 축구경기장은 당연한 기피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경기 결과 여하에 따라 홈팬과 원정 응원팀 팬들끼리의 폭력사태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요. 이때문에 러시아 정부는 축구장 열혈팬과 관련된 특별법을 만들어 공표한 상태입니다. 일단 축구장에 전투경찰 병력이 투입되어 가방검사는 물론 경기중 과격한 행위를 하는 축구팬들을 그자리에서 체포해 구금하는 행태로 발효중입니다. 

훌리건들 뿐만아니라 대다수 러시아 축구팬들은 이 법률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중입니다. 러시아 축구팬들도 훌리건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에는 동감하나 러시아 정부의 간섭은 건전한 팬문화마저 위축시키고 축구장을 멀리한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월드컵  및 동계올림픽 유치를 한 상황인지라 스포츠 경기장, 특히 축구장에서의 폭력사태를 근절하려는 움직임입니다.

각설하고, 저 개인적으로는 러시아 프로리그 축구장을 두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첫번째는 사전에 아무런 상식이 없을때 '무식이 용감'이라 별 생각없이 갔었을때였고 두번째는 러시아 인사의 초대로 마지못해 간 자리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불쾌한 일은 겪지 않았는데요. 일반 관람석이 아닌 본부석 상단 VIP석에서 관람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을 것이고 더불어 참관했던 경기 둘 다 홈팀이 이겼던 것도 소소한 이유겠습니다. 물론 눈에 잘 안띄는 외모도 한 몫 했겠지요.

끝으로 외국인이 가지 말아야할 장소 첫손가락에 꼽히는 러시아 프로축구리그가 열리는 경기장 풍경을 이미지로 소개합니다. 러시아 전통의 인기팀 스파르타크의 홈경기장 풍경인데요. 이날은 라이벌팀인 로코모치프와 경기를 벌였습니다. 

경기는 스파르타크가 2:0으로 승리했는데요. 러시아 정부의 열혈 축구팬 특별법에 대한 항의 현수막이 간간히 보입니다만, 별다른 사건없이 무난히 경기가 치뤄진 날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축구장 풍경과 비교해서 보시면 재미있을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