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 러시아에서는

안현수 귀화에 대한 러시아 언론의 반응 '한국, 우리를 돕다!'


안현수(25)의 러시아 귀화가 우리나라에서 요 이틀새 주목을 받았듯이 러시아 언론들도 16일 일제히 관련 소식을 다뤘다. 지면 기사와 인터넷 기사는 물론이거니와 공중파 방송에서 조차 꽤 장시간(4분 분량) 비중있게 보도했다.

일단 언론 기사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환영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러시아, 챔피언을 귀화시키다!' - 젠 자 드뇸 스포츠

'한국인 안현수 러시아를 위해 소치에 출전한다!' - 베스치 뉴스

'러시아, 바이애슬롯 선수를 수출하고 쇼트트랙 챔피언을 수입하다!' - 모스크바 노보스치

'한국, 우리를 돕다!' - MK

'3개의 금메달을 딴 한국의 올림픽 챔피언 2014년 러시아를 위해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다!'- 콤소몰스까야 프라브다

'러시아, 황금 스케이트를 귀화시키다!' - 코메르산트


러시아 입장에서 소치 동계올림픽은 국가 자존심이 걸린 이벤트이다. 최근 수 차례 동계올림픽(하계 올림픽도 마찬가지)에서의 지속되는 성적 하락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꽤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소련)시절 동계 스포츠의 절대 강국에서 이제는 간신히 10위권에 턱걸이 하는 그저그런 성적을 내는 국가로 하락한 위상을 다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국선수들을 육성해 유망주를 키우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하고 러시아 또한 그간 이를 중점적으로 시행하고는 있지만 러시아의 차세대 국가대표들의 성장이 더딘것이 문제였다. 당장 금년초 자국 모스크바에서 열린 ISU대회에서 조차 러시아는 전체 4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전체 4개 종목에서 은1 동1). 이런 상황이다보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반드시 납득할만한 성적을 내야만 하는 러시아 입장에서 유망주들의 성장을 마냥 기다릴수 없는 노릇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현수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안현수는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만 3개의 금메달과 1개의 동메달을 획득한 검증된 선수이자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릴때 만 28세가 되는 젊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간 쇼트트랙 종목에서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던 러시아 입장에서 틈새 종목에서 귀중한 메달을 선물할 수 있는 선수임과 동시에 자국 유망주들에게 쇼트트랙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는 베테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안현수 입장에서도 러시아는 약속의 땅과 같았을 것이다. 안현수는 쇼트트랙 분야에서 '황제'의 칭호를 받았던 선수였지만 한국빙상연맹와의 갈등과 무릅 부상 등으로 인해 국가대표로 뛸 기회가 상실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본인이 운동을 그만두고 다른 진로를 모색했다면 모를까 여전히 운동에 대한 갈망이 여전한 상황이었기에 러시아의 제안은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러시아 빙상연맹과 안현수의 이해득실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러시아 빙상연맹은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두 개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그 계획의 근간은 바로 안현수가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안현수와 같은 스포츠 귀화 사례는 그간 몇 번 있어왔다.

농구에서 한 건(2003년 미국 농구선수 존 로버트 홀든 - 2007년 유럽 선수권 대회 우승의 주역), 동계 올림픽 종목인 피겨부문에서 두 건(2008년 일본인 유코 가와구치 - 2010년 유럽 챔피언쉽 페어부문 금메달, 우크라이나 출신 피겨선수 따찌야나 발라사좌르(타티아나 볼로소쟈르) - 2011 세계선수권대회 페어부문 은메달)이 있었다. 

선행된 스포츠 귀화사례는 그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인 안현수 러시아를 위해 소치(동계 올림픽에)출전한다 (Кореец Ан Хен Су выступит в Сочи за Россию)'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러시아 베스치 방송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