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하루 살아가며

제15회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 예술제 현장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 학생들이 수 개월에 걸쳐 준비한 러시아 예술제가 교내 콘서트홀인 아리홀에서 열렸다. 

지난 1996년 첫 예술제를 시작으로 어느덧 15회를 맞이한 안양대학교 러시아학과의 예술제는 이 학과의 연간 행사중 가장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학과의 역사와 같이 했다고 할 정도로 유서깊은 행사이다.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 학생들의 예술제는 기본적으로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체적으로 1부에 노래패의 공연과 시낭송, 그리고 2부에 1시간 30분 분량의 원어연극 순이다. 이는 지난 15년간 변하지 않는 포맷이었고 금년에도 그대로 답습되었다. 

금년에도 러시아 예술제는 1부에서는 학과밴드라 할 수있는 자도르(열정)팀의 신명난 연주와 노래가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으며 2부에서는 시낭송 및 학과장 최병근 교수의 번역과 올가 블라지미로브나 무란 교수와 나딸리야 발렌찌노브나 끄라쉡스까야 교수의 지도로 고골 원작의 검찰관(Ревизор)이 원어 연극으로 진행되었다.

러시아 문학의 고전 <검찰관>은 1836년에 쌍뜨 뻬쩨르부르그(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되었을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으로써 제정러시아 지방관리들의 부덕함과 만연된 비리를 직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분위기로 인해 고골은 당시 신변의 위협을 느껴 국외로 도피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검찰관은 <외투>와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사회적으로 격렬한 반응을 일으킨것에 비해 내용은 풍자소설에 가깝다. 도박으로 여비를 몽땅 날린 건달이 중앙정부에서 나온 검찰관으로 오인되고 그것을 기회로 알아서 기는 지역시장 및 토호들의 쌈짓돈을 털어내고 조롱하며 자취를 감춘다는 내용이다.
 
지난 98년부터 13년간의 예술제를 지켜본 입장에서 이번 원어연극으로 검찰관이 공연되는 것을 보녀 느낀점은 두 가지이다.

먼저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의 지난 원어 연극들이 국내에서는 대부분 초연되거나 몇몇 작품을 엮어서 재구성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면 이번 검찰관은 이미 프로배우들 혹은 여러 대학교 러시아 관련학과에서 공연되었던 작품이라는 것이다. 뭔가 새로운 작품을 원하는 이들의 기대치에는 맞지 않았겠지만 러시아문학에 거리감을 느끼는 일반 관객에게는 무난히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소견이다. 물론 러시아문학에 관심있는 이들에게도 충분히 의미있는 공연이었을 것이다. 각설하고.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출연한 학생 배우들은 열연을 펼쳤다. 주조연 할것없이 연기나 대사가 무난했으며, 자신의 역할에 맞게 열연을 펼쳤다. 더불어 단역, 혹은 대사 한마디 없는 역할로 나온 학생들까지 모두 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물론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의 예술제는 연기와는 무관한 학과 학생들이 출연하는 것이기에 프로배우들의 연기와 비교할 수는 없겠다. 간간히 배우들이 대사를 잊어먹거나 더듬기도 하고 원어 대사에 맞춰 넘어가야할 번역 슬라이드도 간혹 맞지않는등 군데군데 빈틈이 보였다. 프로공연에 익숙한 이들의 눈높이에는 한참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의 예술제를 칭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15년이란 세월동안 꾸준하게 행사를 치뤄온 교수진의 뚝심과 이번 예술제 내내 학생들이 보여준 열정과 재기발랄함, 마지못해 하는 행사가 아니라 학과의 축제로 받아들이는 그들의 열정(자도르)가 보였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교차원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일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 예술제는 비단 그네들만의 닫힌행사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행사인만큼 국내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이 모여 자국문화를 즐기고 교류하며 소통하는 축제로써의 면모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금년에도 이어지고 있었다.
 
바라건데 앞으로도 러시아 문화와 문학을 테마로한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의 예술제가 꾸준하게 명맥을 유지해 학과가 존속하는한 꾸준히 이어지길 바래본다. 

그럼 이날 축제의 현장을 이미지로 만나보자!





































































"Ребята молодц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