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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2프로 부족할때

“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바로 오늘!” 러시아 성탄절이 1월 7일인 이유


러시아 최대 명절은 새해(новый год)
러시아 국민들에게있어 가장 큰 명절은 아무래도 매년 1월 1일, 즉 새해(노브이 고드, новый год)이다. 
 
러시아의 새해는 축제 그 이상이다. 도시뿐만 아니라 시골 구석구석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빠르면 10월경부터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사람들 손에는 가족에게 줄 선물이 들려져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게 된다. 더군다나 새해에 길게는 10일 이상의 황금연휴가 지속되기에 러시아인들은 마음놓고 신년을 즐긴다. 혹여 1월 1일이 주말과 겹치게되면 대체 휴일 개념으로 공휴일이 보장된다. 
 
1월 1일을 사이에 두고 전 일주일과 후 일주일은 러시아에서 연중 가장 많은 소비가 일어나는 기간이다. 선물류과 관련된 서비스업들은 새해를 앞두고 한 두달 전부터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기에 바쁜 때이다. 참고로 러시아 언론사들의 추산으로 새해 전후로 풀리는 금액은 매년 15억 ~ 20억 달러라고 한다. 가계형편이 높건 나쁘건 간에 쌈짓돈이 한꺼번에 풀리는 기간인 셈이다. 
 
신년기간 러시아의 비즈니스 업무는 거의 올스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때는 병원 응급실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업들 역시 업무를 중단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는 - 대도시에 한정되긴 하지만 - 다양한 놀거리와 먹거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크리스마스가 12월 25일이 아니라 1월 7일?
 
참고로 러시아 정교는 크리스마스를 서양의 12월 25일(그레고리력, 태양력)이 아닌 새해 1월 7일(율리우스력, 태음력)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 정부차원에서도 인정하는 공휴일이다. 물론 현재 러시아 내 분위기는 12월 25일도 크리스마스로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예수탄생이라는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연말 축제 분위기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표트르 대제가 정교를 국교로 삼기 전 러시아에서는 1월 7일이 예수 탄생의 기념일이라기 보다는 '스뱌트키(1월 7일 ~ 1월 18일)'라고 불리워지는 겨울축제 시작일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현재는 다소 축소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러시아 내 다수의 도시에서는 스뱌트키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은 러시아식 가장 행렬이나 각종 문화 행사 등의 재미있는 볼거리가 열리고 있다.
 
현재 러시아 전국 각지의 정교 사원에서는 일제히 크리스마스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게중에 정교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모스크바 예수 구원성당에서 벌어지는 예배의 경우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 된다. 
 
‘겨울 할아버지’ 제드마로스, 러시아의 산타클로스
 
북미지역에서 보면 백화점이나 대규모 상점 등에서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이미테이션 배우들이 어린아이들을 무릎에 앉혀놓고 소원을 듣고 선물을 주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취지야 아이들에게 행복한 경험과 꿈, 그리고 실질적인 선물을 하는 것이지만, 조금 내부를 들여다보면 준비된 선물들은 대체적으로 부모들이 미리 구입해 놓고 증정만을 산타에게 위임하는 형식입니다. 하지만 형식이야 어떻든간에 곧이곧대로 믿어주는 아이들을 보는 부모들에게는 행복한 풍경임에는 틀림없겠다. 물론 알고도 속아주는 조숙한 아이들도 있겠지만.
러시아에도 산타클로스가 존재한다. 서구지역처럼 산타 클로스라고도 표현하지만 보다 일반적으로는 '제드 마로스'라고 불리운다. 러시아어로 '제드 마로스'를 직역하자면 '겨울 할아버지'라는 의미이다. 
  
러시아의 제드마로스와 산타클로스의 다른점을 몇 가지 나열해 보자면,
 
1. 산타 클로스가 루돌프를 포함한 사슴들 및 요정들과 협업(?)을 하는 것에 반해, 제드 마로스는 여성 파트너인 '스녜르구치까(눈 아가씨)'를 대동한다는 것
 
2. 붉은색 눈옷을 입는 산타 클로스에 비해 제드마로스의 복색은 다양하다는 점. 
 
3. 산타클로스가 선물 보따리를 매고 다니는 모습인 것에 비해 제드마로는 다소 무거워 보이는 지팡이를 들고다닌다는 점.
 
현재 러시아에서는 국가 공인 제드 마로스와 스녜르구치카를 비롯한 다수의 제드마로스들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등장해 일찌감치 활동을 하고 있다. 국가 공인 제드마로스의 경우 12월 중순에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는 발표도 한다. 
 
또한 모스크바 지역에 '제드 마로스 우체국'이 오픈되어 있다. 테마파크라고 할 수 있는 이 우체국은 어린이들의 소원편지를 접수하고 축복의 말을 해주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는 업무를 하는 곳이다. 
 
러시아에는 아직 새해가 오지 않았다? 러시아에도 설날이 있다.
 
매년 1월 13일과 14일은 러시아의 설날 기간입니다. 율리우스력(태음력)으로 1월 1일인 이날을 러시아어로 '스따르이 노브이 고드(Cтарый Новый год)'라고 부르는데요. 직역하자면 '예전 새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말로 의역하자면 '설날'이자 '구정'인 셈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설날이 민족의 명절인 반면에 러시아의 설날은 그저 기억속의 명절이라는 것이 다르겠습니다. 더불어 1918년 러시아가 새로운 달력을 채택한 이후로 역사속으로 사라진 명절입니다.  
 
러시아 정교신자들은 일반적으로 이 기간을 바실리예프의 날(바실리의 날, Васильев день, Василь-день)이라고도 부르는데요. 바실리예프는 고대 러시아 시절(루씨 시대) 정교 성인입니다. 설날 전날을 '바실리예프의 저녁'이라고도 부릅니다. 과거 이날에 러시아인들은 지인과 이웃의 집을 돌아다니며 새해 인사를 나누고 서로에게 새해 행운을 빌어주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모든 가족이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모두 집에 모이는 날이었습니다. 생업이나 기타 사유로 여러 지역에 나가 있던 가족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하는 우리네 풍습과 많이 닮아있는 부분입니다. 이는 현재 태양력(그레고리력)으로 정한 새해에도 끊이지않고 이어지고 있는 미풍입니다. 과거 러시아인들은 이날에 음식을 준비해 손님을 접대하고 행운을 빌어주었습니다. 더불어 한해 길흉화복을 점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러시아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명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고 서로에게 축복을 나누는 풍경만은 우리의 그것과 별반 차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2014년 러시아의 신년 연휴는 이달 8일까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