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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투어가이드

[동영상] 러시아 정교 세리모니



<러시아 정교의 의식을 담은 동영상.>

정교회 사원의 양파 머리 지붕을 꾸뽈(Купол)이라 한다. 이 꾸뽈은 타오르는 대지의 촛불과도 같다. 꾸뽈은 신에 대한 간절한 염원, 그리고 그 기도가 타오르는 대지의 촛불의 상징이다. 촛불은 자신을 정화하고 자신을 불태우는 지고의 희생으로 상징화된다. 이 꾸뽈이라는 촛불 위에는 심지처럼 십자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정교회는 자신의 존재를 이러한 시각적인 불꽃만이 아니라 종 탑의 소리로 알린다. 종소리는 일요일이나 정교의 축일에 다양한 소리를 내는 종들을 울려 조화로운 종소리를 낸다. 우리 나라의 밖에서 치는 종과는 달리 정교의 종은 내타식, 즉 종 안의 쇠방울을 울려서 내는 종이다. 꾸뽈과 종소리는 러시아 정교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정교회의 십자가는 우리 눈에 익숙하지 않은 횡축과 경사진 나무가 더 붙어 있는 십자가이다. 그리스도가 매달린 육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정교회의 십자가는 끝이 6면이거나 8면인 십자가를 사용한다. 십자가의 맨 윗부분은 그리스도의 머리, 중간의 긴 횡목은 못 박힌 그리스도의 두 팔, 맨 아래는 그리스도의 두 발을 상징한다. 맨 아래쪽의 횡목의 오른쪽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왼쪽은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므로, 왼발이 있는 부분이 보다 아래로 기울어져 있다. 그리스도와 같이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 중에서, 그리스도의 오른쪽에 매달린 강도만이 그리스도를 인정하고 천국에 갔다는 신화적 구조를 반영한다.

그러나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왼쪽과 오른쪽의 방향이 뒤바뀌게 됨으로 중세의 이콘 화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왼쪽, 즉 바라보는 쪽에서 오른편에 그리스도를 부인한 베드로를 그려놓았다. 고대의 신화 구조 속에서 오른쪽은 의미 있는 것, 왼쪽은 의미가 없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러시아어에서도 오른쪽을 의미하는 '쁘라비(правый)'는 '옳은', '정당한'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는데, 올바른 믿음, 즉 정교를 의미하는 러시아어의 '쁘라보슬라비에(православие)'의 어간 '쁘라보'도 이러한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정교회 사원의 지붕에 십자가를 달고 있는 것은 그리스도가 묻힌 골고다의 무덤 위의 십자가를 상징하므로, 교회는 그리스도의 안식처이자 세계의 중심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원의 내부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입구의 출입구가 제일 처음 나타나고, 중간의 내부는 일반적으로 회중석이라고 하여 신자들이 예배를 드리는 장소이다. 정교회의 회중석은 카톨릭이나 개신교와는 달리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신자들은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서 있어야 하지만, 너무 오래 서 있어서 쓰러지는 사람이 생기지는 않는다. 회중석의 양 쪽 벽에는 프레스코화와 이콘이 걸려 있으며, 신자들은 이 이콘 앞에서 초를 봉헌하고 기도를 드린다. 회중석과 지성소 사이에는 이콘으로 만든 벽이 가로놓이는데, 이것을 '이코노스타스(иконостас)', 즉 이콘의 벽이라고 부른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신자들은 초를 산 다음, 이콘 앞에서 성호를 긋고, 촛불을 켠 다음, 그것을 이콘 앞에 꽂아둔다. 촛불은 죽은 자들을 기억하는 표시이고, 향 내음은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증거이다. 성호는 세 손가락을 먼저 이마(성부)에서 배(성자)로 그은 다음, 카톨릭과는 반대로, 오른편 어깨(성자들)에서 왼편 어깨(성령)의 순으로 긋는다. 정교에서는 성호를 그을 때 모아 쥐는 손가락의 수에도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세 손가락은 정교의 신학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삼위일체(троица)를 위미하고 두 손가락은 그리스도가 지닌 신성과 인성의 결합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