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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 & OFFLINE STORY/블도자 시리즈

블로그의 도(道)를 구하는 자 11-4

11. 블로그 무림대회전 (武林大會戰) - 4

" 아시다시피 무림인 추천으로 선정되는 특별상은 외형적으로는 사학고수연합이 수상하는 것이 그리 문제될게 없었지요. 사학고수연합이 사악한 마공을 익히는 이들도 아니고 분명히 훌룡한 무공초식을 연구하는 곳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아마도 무림일선께서 입을 다물고 계셨다면 일반 무림인들은 알지 못한채 묻혀졌겠지요. "
" 무림일선께서요? 어떤내용을? "
" 제가 설명하는것보다는 관련사항을 링크해드릴테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천이통 떡이는 관련된 글이 있는 몇 개의 링크를 북해룡과 블도자에게 전달했다. 세련된 링크 방식이었다.


북해룡은 콧방귀를 뀌며 냉소를 흘렸고, 블도자는 아연실색했다.

" 이외에 잡다한 관련 글들은 올블문에서 '베스트 블로그'나 '콘테스트'등으로 검색을 해보면 수없이 보일것이외다. 두 분 소협이 관심이 있으면 여러 무림인들의 생각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천이통은 무림에서 보기힘든 서양안경을 끼고 있었다. 그는 안경을 반쯤 내리더니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을 이었다. 그 모습은 길흉화복을 보는 점쟁이들과 같았다. 천이통만의 습관인듯했다.

" 관(官)입장에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한것에 대해 당황했을겁니다. 본인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겠죠. 더불어 공표하기도, 그렇다고 묻어두고 넘아가기도 애매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어설프게 대처하면 자신들의 애처 개최한 무림대회의 위신이 땅에 떨어질테니까요. 그래서 이번 무림대회의 심사위원들에게 문의를 구했을겁니다. 심사위원들은 무림정서에 맞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제재할 근거가 이번 무림대회엔 없는지라 수상은 인정하기로 한듯합니다. 물론 심사위원들은 같은 문파가 아닌지라 각자의 지론에 따라, 무림일선처럼 공론화를 시킨 분도 계시고, 원칙적으로는 공론화에 반대입장이었지만 공론화 되자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탕마존자같은 분도 계셨겠지요. 이와중에 최종수상자였던 고수연합의 지지자들과 2위를 차지한 고수의 지지자들 사이의 드잡이질이 시작됬지요. 이외에 잘못된 것에 대해 바로잡기 위한 중제노력들도 있었구요... 논리적이고 합당한 내용도 있었지만,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대응, 그리고 이번 무림대회 자체를 부정하는 의견들도 개진되었었죠. 누가 옳다 그르다를 가리는 과정이었지만, 그리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습니다. 하하.. "
" ..... "

블도자는 화합을 도모하고 블로그 무공의 장려를 하려는 취지의 무림대회가 싸움터가 된것이 가슴아팠다. 어찌됬든 이번 무림대회는 지옥서생의 위협에 대한 방비차원의 대회가 아니었던가.

" 원래 싸움이라는 것은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잘못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두 분 소협도 잘 아실겁니다. 어느쪽이 맞다고 일방적으로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하지만 정서상 1위를 차지한 사학고수연합보다는 이들의 반대편에 선 무림인들이 더 많았다고 봐야겠습니다. 중도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관망하던 무림인들은 사학고수연합이 폐쇠적인 단체였음을 안타까워하기도 했지요. "

블도자는 천이통이 하는 말을 남김없이 외우듯이 듣고 있었다. 북해룡은 연신 콧방귀를 뀌더니 침중하게 말을 꺼냈다.

" 이 바닥특성상 늘그렇듯이... 한번 왁하고 일어났다가 다시 언제 그랬냐는듯이 잠잠해 진것입니까?
" 그런식으로 마무리되는듯 했으나... 결과가 조금 묘하게 났습니다..."
" 예? "

천이통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서양에서 건너온 안경을 콧등 위로 올리면서 대답했다.

" 사학고수연합에서 수상거부를 해버린 것입니다. "
" 예? "
" 사학고수연합이 수상거부를 한 이유가 조금 난해하오이다. ' 팀블로그이므로 이번 행사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 이라는 내용인데... 이해 되지않는 면이 많습니다. 너무 단편적인 이유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것이 아직까지 알려진 전부입니다. "

블도자와 북해룡은 천이통이 말함과 동시에 링크전음을 보내와 관에서 내걸은 공지사항을 볼수 있었다. 그들역시 천이통과 마찬가지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었다.

" 사학고수연합에서 이런 의사표명을 한것은 몇 가지 해석되기는 합니다. 물론 추측입니다만... 이런 소모성 드잡이질에 염증을 느껴 이번 무림대회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런 의사표명을 했을거라는 예상이 첫번째입니다.  두 번째로 프락시까지 걸고 들어오는 무림인들의 거센 공격에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발빼기 전술이라는 것이 두번째입니다. 세번째는 이들이 발표한대로 '팀블로그이므로 이번 행사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진실은 저 건너편에 있는것이기에 제가 감히 뭐가 맞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아마도 당사자들만이 알겠지요. 이런 사유로 무림인 특별상은 추천순위 2위를 했던 야공의 고수가 받게 되었지요. 충분히 받을만한 분이고 축하할 일입니다만... 이런 시비끝에 받는 상이 그닥 기쁘지는 않을겁니다. "

블도자와 북해룡은 말없이 천이통의 말을 경청했다.

" 가타부타 말이 많지만, 관에서 주관하는 이번 무림대회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행사로 시작된만큼 다음 대회에서는 이런점이 보완되어 개최되겠지요. 제가 알기로는... 주관은 관의 이름으로 되어있지만 이 행사는 외부에서 대행형식으로 진행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대로 인수인계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니 제대로 인수인계를 해야겠지요. 더이상 이런 소모성 분쟁이 일어나게 하지 않으려면요. 관 입장에서도 좋은 공부를 한 셈이지요. 하하하...원래 비온뒤에 땅이 굳는 법입니다. 좋게 생각해야겠죠. "

" 이번 무림대회의 시상식은 언제라고 합니까? "
" 이번달 17일에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입상자 누군가는 시상식에 대한 사진이나 글을 올려놓겠지요. 그런것도 훔쳐보면 재미있을듯 합니다. 하하하... 제 사생활입니다만 제가 이번에 오랜만에 얻은 휴가여서 이번사태에 대해 한쪽귀를 닫고 살았습니다만 태생이 얌전치 못해 이 시상식에도 들러볼 생각입니다. "

천이통은 호탕하게 웃으며 연신 술잔을 기울였다. 블도자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다할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그도 그렇것이 그는 이제 블로그 무림에 발을 디딘지 얼마안된 신출이었다. 그가 모르는 것이 이 무림에는 너무도 많았다. 천이통과 북해룡, 그리고 블도자는 떨어지는 빗줄기를 안주삼아 연신 탁주를 들이켰다.

빗줄기는 거셌지만 몇 일뒤면 그칠듯했다.



<11화 챕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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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글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따끔한 지적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