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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 & OFFLINE STORY/블도자 시리즈

블로그의 도(道)를 구하는 자 12-3

" 존경받는 무림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
" 먼저 다른 무림인들을 존경하려무나..."

블도자와 불여우의 대화중.


12. 새로운 것을 꿈꾸는 자들-3

악플러는 정사의 개념이 없는 이들이었다. 적으료 규정한 이는 정사를 막론하고 상대방의 피를 보고야 마는 것이 이들의 습성이었다. 악플러는 개인보다는 무리로 움직였으며, 일단 적으로 판명된 상대는 지옥까지 따라가 괴롭힐 정도로 지독한 이들이었다. 악플러들은 태어날때부터 마도로 들어선 것이 아니었다. 그들 중에는 한때는 무림의 촉망받던 고수였던 이도 있었고, 원시 통신무림부터 강호의 풍파에 꿋꿋이 버틴 강직한 인물들도 있었다. 하지만 '익명의 마도'에 현혹되어 악플러가 된 것이다. 이들은 피아의 구분이 없었으며 적 아니면 아군이라는 흑백논리로 세상을 판단했다.

" 일.일.교.의.아.해.들.아.어.디.를.가.느.냐."

같은말을 반복해서 외치며 악플러들은 두 남녀가 사라진 방향으로 몰려갔다. 그들이 풍기는 악취는 지독한것이었다. 블도자는 불여우의 보호 안에 있었지만 그들의 사기가 느껴져 몸을 부르르 떨었다.

" 정처없이 여기저기를 떠도는 망자들. 저들이야 말로 무림에서 가장 불쌍한 무리들 일지니... "

불여우는 나직이 말하며 다리를 쭉 뻗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블도자는 현실세계에 다시금 자신과 불여우가 실체화 되었음을 느꼈다.

" 이젠 괜찮습니까? "  
" 예전같진 않지만... 현재도 나쁘진 않은것 같구나."

블도자는 저으기 안심이 되었다.  불여우는 고개를 양쪽으로 세차게 흔들었다. 뼈마디가 부딧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블도자는 가벼운 미소를 띄우며 그런 불여우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불여우가 두 남녀와 악플러가 사라진 방향을 잠시 주시하더니 입을 열었다.

" 올블문에 가보지 않겠느냐? "
" 올블문이라면 얼마전에... "
" 아까 그 두 녀석이 올블문으로 향했다. 아마도 그곳에 뭔가 용건이 있는 모양이다.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

블도자는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 그렇게 하지요. 달리 목적지도 없었으니... "

블도자는 그 두 남녀가 소속된 일일교와 무림간의 관계도 궁금했지만  기타 다른 무림 소식도 궁금했다. 올블문은 무림의 정보와 소식을 접하기 용이한 곳이었다. 블도자와 불여우가 다시금 인도로 들어서려 할때 돌연 멀리서 어떤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거기있는 소협! 나좀 봅시다. 헥헥..."

블도자가 뒤돌아보니 어떤 무림인이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 사람은 좌측으로 비틀거리고 우측으로 비틀거리는등 달려오는 폼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곧장 경이감으로 바뀌었다. 그는 20여장이 넘는 거리에서 삽시간에 자신의 면전까지 도달한것이었다.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던 무림인은 상승의 경공술을 이용했던 것이다.

" 헥헥... 소협. 혹시...혹시... 이 앞으로 지나가는 .... 척 보기에도 질이 안좋아 ... 보이는 검은 개떼들을 보지 못했소...? "

블도자는 이 무림인이 악플러를 '개떼'라고 표현한것이 내심 우스웠다.

" 검은색 복면을 한 일단의 무리들이 반시진 전에 이 앞을 지나가긴 했습니다. 그들에게 볼일이 있으십니까? "
" 아... 볼일이 있다 뿐이오. 아주 이것들을 복날 개패듯이 두드려줄 생각이었소...헥헥헥..."

이 무림인은 허공에 주먹을 휘드르며 말했다. 하지만 다시금 고개를 숙이고 숨을 헐떡였다. 블도자는 그제서야 이사람의 전체적인 외형을 찬찬히 볼 여유가 생겼다. 이 무림인은 마른 몸매에 오른쪽 어깨에는 서양악기를 짊어지고 있었고, 왼쪽어깨에는 특이하게 파란색 고양이 한마리가 앉아있었다. 파란색 고양이는 무림인에게 정신차리라는 듯이 앞발고 목주변을 톡톡 건드리고 있었다.

" 아이고... 이거 예의가 없었소이다. 저는 올블문의 골빈이라고 합니다. 히히히..."
" 아... 바로 올블문의 수석장로 골빈옹 대협이셨군요. 명호는 익히 들어왔습니다. "

블도자가 공손히 포권을 하자 골빈옹은 손사래를 치며 말을 받았다.

" 올블문에서는 노가다를 가장 잘 뛰는 이의 직책이 수석장로지요. 특별할거 없습니다. 더불어 태어날 때부터 생각하는 것을 싫어해 명호를 골빈이라 지었는데, 강호의 친구들이 여기에 옹(翁)을 붙여주는 바람에 늙은이가 되었습니다. 덜덜덜.."

골빈은 말끝에 독특한 의성어를 붙이는것이 습관인듯했다. 블도자는 재미있으면서도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블도자에게 자신의 소개를 마친 골빈옹은 블도자의 존재를 잊은듯 악플러가 사라진 방향을 주시했다. 조금전까지 어수선한 듯한 눈빛이 아니라 먹잇감을 노리는 매의 눈빛이었다.

" 그런그렇고... 이 개떼들이 가는방향이 좀 묘한데...어라...? 올블문이잖아? 덜덜덜... "
" 대협께서 쫓고있는 무리들은 두 명의 무림인을 쫓고 있는듯했습니다. 그 무림인들이 올블문으로 가는듯 합니다. "
" 두 명의 무림인이요? 어라... 그랬었나? 이 개떼들이 나를 피해다닌게 아니라 누구를 쫓고 있었던게로군? 이래서 생각을 하고 다녀야하는데...덜덜덜... "

골빈옹의 왼쪽 어깨에 앉아있던 고양이가 정신라리라는듯 골빈옹의 머리를 톡톡 건드렸다.

" 알았어...알았다구... 나도 알아!  생각좀 할테니 그만하라구! "

골빈옹은 파란색 고양이에게 뭐라고 중얼거린다음에 블도자에게 입을 열었다.

" 아참... 이거 정신이 없으니 소협에게 이래 저래 실례를 하는구려. 소협의 명호를 이 생각없는 무림인에게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덜덜덜..."
" 늦었습니다. 저는 블도자라고 합니다. 강호에 나온지 얼마 안되어 들어보신적 없는 이름일겁니다. "
" 오...블도자 소협. 온블촌의 대제자 중에 한 분이셨군요. 그래 파파스머프님은 잘 계십니까? 덜덜덜... "
" 아...예 잘 계십니다..."

블도자는 자신의 출진문파를 한번에 맞추는 골빈옹이 신기했다. 블도자는 강호에 나온지 얼마 안됐을뿐더러, 온블촌 외에는 그리 활동을 하지 않았었기에 강호에 알려진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골빈옹은 자신의 출신을 단번에 알아맞춘 것이다. 골빈옹은 헛점이 많은듯했지만 역시나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 소협은 내가 어떻게 소협의 출신 문파를 단번에 알아맞춘게 궁금하신게지요? 언뜻 신기해보이지만 그건 그리 어려운일이 아닙니다. 올블문은 메타문파, 즉 RSS를 수집하는 문파이지요. 익히 거대문파를 통해 알려지는 일 이외에 이런 저런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이 수집되지요. 올블문에 들어오는 RSS를 쳐다보고 있는것이 내 일이기도 하구요. 블도자 소협이 네이보에 갔던 일이나 이글루파에서 가디록 여협과 더불어 개떼들과 일전을 벌인일 등은 익히 알고 있었다오.  덜덜떨..."
" 아... 그렇군요. 몰랐습니다. "
" 뭐든지 알고나면 별거 없다오. 덜덜덜... "

파란 고양이가 다시금 골빈옹의 모리를 톡톡 건드리자 골빈옹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하늘을 쳐다보며 외쳤다.

" 앗차차... 이럴때가 아니지. 소협 나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만나서 반가웠고 또 봅시다. 아무래도 개떼들보다는 먼저 올블문에 들어가봐야할것 같습니다. 덜덜덜..."
" 아... 네... 저도 올블문으로 가는 길이니 조만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
" 그래요! 그래요! 다시 보도록 합시다! 덜덜덜..."

골빈옹은 블도자와 포권을 주고 받더니 나타났을때와 마찬가지로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뛰어갔다. 그리 빠르단 생각이 들지 않았으나 골빈옹은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
" 알겠지만 무공 또한 고강하다. 지옥서생이나 무림일선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저 정도면 일파의 장문인 자리에 앉아있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겠지. 더불어 자신을 숨기는 법을 잘 아는듯도 하고... 그런 그렇고..."
" ... ? "
" 골빈옹의 왼쪽 어깨에 있던 고양이 말이다... "
" 네... 무림에서 보기 흔치 않은 종이더군요... "
" 흔치 않다기 보다는 유일하다고 해도 될것하다... "
" 네...? "
" 평범한 고양이가 아니더란 말이지. 지옥서생과 같은 이계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아니지...무림에 흑마술 따위를 펼치는 자가 있을리 없지. "

불여우는 혼잣말로 뭐라고 하더니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블도자는 불여우의 갸웃거림이 궁금했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불여우는 자신이 이해 안되는 사안은 스스로가 납득이 간후에 설명해주곤 했다. 지금은 불여우도 알지못하는 몇 안되는 상황인 듯했다.

어느덧 정오가 다되가는 시간이었다. 블도자와 불여우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두 남녀와 악플러들 그리고 골빈옹이 조금 전에 지나갔던 그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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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글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따끔한 지적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