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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영화 때려잡기

러시아에서 새해만 되면 방영하는 영화 '운명의 아이러니(1975)'

운명의 아이러니(즐거운 목욕되세요 : Ирония судьбы, или С лёгким паром! (이로니야 수지브이, 일리 스 료낌 빠럼) / Irony of Fate or With Light Steam!, 1975)" 는 러시아에서 새해만 되면 반드시(?) TV에서 방영하는 영화입니다. 적절한 예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의 경우로 예를 들자면 추석연휴, 혹은 구정연휴에 청룽(성룡)이 출연하는 영화 중에 하나를 꼭 TV에서 방영하듯이 말입니다.

운명의 아이러니는 1975년에 발표된 작품으로써 배경은 당시 소비에트 공화국 시절의 러시아입니다. 영화는 당시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러시아 도처에 건설된 개성없이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들로 인한 한 청년의 실수와 이를 계기로 전개되는 유쾌한 사랑찾기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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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 '제냐'는 새해 풍습대로 친구들과 함께 사우나에서 술을 진탕 마시고, 술에 취한 채 원래 자신의 목적지였던 모스크바가 아닌 쌍뜨 뻬쩨르부르그(상트 페테르부르그, 세인트 피터스버그)행 비행기를 타게됩니다. 그리고 자기가 사는 거리와 똑같은 이름의 거리에 있는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를 찾아가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그 아파트의 방은 열쇠 구멍마저 똑같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개성없이 똑같은 아파트들이 당시에 급속도로 늘어나던 시절이었기에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 아파트에는 애인과 오붓하게 새해를 맞으려는 미모의 여성 '나댜'의 집인데요. 그녀는 이 술에 취한 의외의 불청객 때문에 곤란에 빠지게 됩니다. 운명의 아이러니로 마주치게 된 두 사람은 예상대로 서로 티격태격 하는 사이에 묘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 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애인, 혹은 배우자가 있는 이들이 낮선이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는 공식이 이 영화에도 존재합니다.

32년전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소련) 시절 제작된 이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로맨틱 코메디와 비슷한 형식으로 전개되며, 헐리우드의 그것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탄탄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미카엘 따리비르지예프'가 작곡한 OST가 가미되어 맛갈나는 영화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극중 '나댜'가 영화에서 립싱크로 부른 노래는 저 유명한 러시아의 국민가수, '알라 뿌가쵸바'의 목소리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의 OST는 지금도 러시아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운명의 아이러니 영화 전편을 올려봅니다. 제 블로그에 한국에 계시는 러시아 분들이 종종 들어오시는데요. 새해에 러시아에 못 가셨거나 홀로 타지에 계신다면 향수삼아서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총 플레이시간은 3시간 정도입니다. 참고로 러시아어로 된 자막도 달아놓았습니다.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분들이나 러시아 회화용 교재를 찾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참, 한글 자막은 없어요. 러시아어에 울렁증 있으신 분은 플레이 버튼을 누르시기 전에 참고해 주세요.  



러시아 영화 운명의 아이러니(1975) -part.1)



 러시아 영화 운명의 아이러니(1975) -par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