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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2프로 부족할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330m짜리 흉물

강남 테헤란로에 붉은색 골조만 올라간 공사중인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가 이 건물을 처음 본 8년 전에도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는 것입니다. 듣기에 그 이전부터 그 모습이었다니 거의 10년 가까이 골조인 상태로 방치중인 건물인 셈입니다. 인근에 이 건물보다 한참 늦게 시공에 들어갔으나 이미 완공되어 활발히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건물들이 있는 반면에 이 건물은 강산이 한번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그 앙상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들리는 풍문에는 건설경기 불황으로 원 건설사가 부도가 나서 이후 다른 건설사가 시공을 맡았으나 공사비용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얼마전 다른이유로 부동산 관련 사이트를 뒤지다 이 건물이 매물로 나온것을 봤는데요. 땅주인 조차도 이 계륵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듯 합니다. 원인은 아무래도 자금이겠지요.
 
사설이 길었습니다. 러시아와 독립국가 연합(CIS) 국가들에도 각 지역에서 이와같이 공사가 진행되다 자금부족으로 중단된 건물들 및 관리를 할 여건이 안돼서 폐쇄되거나 철거비용이 문제가 되어 그대로 방치된 건축물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게중에는 건설 초기 꽤나 야심차게 민-간 합작으로 시작했다가 정부의 지원중단과 공사비용 부족으로 형태만 유지하고 있는 건축물들과 완공이후 한때는 지역의 자랑이었다가 존재가치를 잃어버려서 흉물이 된 건축물들이 있습니다.

아래 건축물은 후자에 속하는 것입니다.


А-330이라 불리우는 이 송신탑은 우크라이나 갈리치 지역과 러시아 코스트로마 지역 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입니다. 지상에서 부터 꼭대기까지의 길이가 무려 330m에 이르는 대형 송신탑입니다. 그래서 이 탑의 명칭이 А-330인 것입니다. 간단히 비교를 하자면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381m)보다 50m정도 낮을 뿐입니다. 꽤 높은 편이죠? 문제는 현재는 위성방송등과 같은 현대 기술에 밀려 존재가치를 잃은 이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그냥 방치된채로 존재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90년에 세워진 송신탑은 한때 인근 지역의 자존심의 상징물이었지만 현재는 러시아와 CIS국가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흉물'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습니다. 90년대 인근지역의 방송 수신을 책임지던 송신탑이 이제는 필요성이 없어져버려 찬밥이 된 것입니다.

이 송신탑의 원래 존재이유는 없어졌지만 꼭대기에서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다는 것에는 점수를 줄만합니다. 물론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권할만한 투어는 아닙니다. 더불어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안전상 상당히 위험하기도 하구요. 각설하고. 이미지 몇 장 올려봅니다. 아래 이미지는 이 송신탑과 꼭대기에서 바라본 주변지역 풍경입니다.

한번 둘러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