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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2프로 부족할때

러시아의 여성증후군에 대한 사회 인식 & 피임 p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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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보건복지부의 2008년 통계자료를 보면 러시아 여성(18세 ~ 55세)의 25 ~ 50%가 월경 전 증후군(PMS)과 월경 전 불쾌장애(PMDD)을 겪는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이들 중 90% 가까이가 이들 여성증후군에 대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 전 글에서 말했듯이 러시아 여성의 대다수가 여성증후군을 하늘이 내린 천형 정도로 여길뿐 치료를 해야하는 증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수치이다.

하지만 최근 수 년 사이 경제 성장과 더불어 러시아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성 증후군 관련 의약 산업 및 서비스 산업이 급성장을 보이는 추세이다.

이는 지난 수년간 러시아에서 집중적으로 홍보되어온 AIDS와 낙태 관련 국가 시책과 맞물려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러시아 내에서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던 AIDS와 낙태는 러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문제였다. 다만 공산주의 체제 붕괴 이후 상당기간 방치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들 문제들을 신경 쓸 만큼 러시아 정치 및 경제 상황이 호의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틴의 집권기에 경제 상황이 상당히 호전되자 국가차원의 예산이 편성되고 AIDS와 낙태에 대한 국가 홍보시책이 공식적으로 발동되게 되었다. 물론 낙태보다는 AIDS에 대한 홍보가 주목적이었지만 이러한 캠페인을 계기로 국민들은 AIDS를 중심으로 낙태와 피임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여성증후군이 인내를 가지고 참아야 하는 증상이 아니라 피임약 등으로 극복을 할 수 있는 것이란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러시아에서 피임도구와 먹는 피임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이전에 비해 높아지게 된다. 경제 활황과 더불어 우후죽순처럼 생기게 된 24시간 매장들 덕분에 콘돔과 같은 저렴한 피임도구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매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대도시 건물 하나, 지하철역 마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약국에 는 다양한 피임약들이 구비되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대도시의 약국들 중 상당수가 24시간 영업을 하기에 피임관련 약품을 구매하는 데에도 편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러시아만큼 약국을 찾기 쉬운 나라도 없으며 러시아 국민만큼 약물을 선호하는 국민도 드물 것이다. 그간 러시아 국민들이 주로 소비하는 약물은 혹한의 날씨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비타민 류가 대부분이었으나 정부의 홍보 시책 이후로 피임약과 여성증후군 의약품들도 급격히 관심의 대상이 된다. 이 과정 중에 세계적인 의약 메이커들 뿐만아니라 러시아 의약 메이커들 또한 여성증후군 관련 약품을 앞다투어 내놓게 되었으며 게중에는 러시아 여성들에게 꽤나 선호되는 제품군도 등장하게 된다. 다만 그간 이들 제품들의 소비율이 높지 않았던 것은 제품들이 상당히 고가에 가격이 책정되어 있기에 다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는 2000년대 중반까지 여성인구의 45%가 직업이 없는 실직상태 였다는 것과 연관이 있겠다.

최근 여성들의 경제력이 성장하면서 러시아에서도 먹는 피임약과 불안 장애 치료제항우울제, 장외 진통제 등에 대한 소비가 상당히 늘어났다. 약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의약품이 비타민제와 피임약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의약 제품군 외에 러시아에서만 등장한 이색적인 기기들 또한 나오게 되었다. 게중에 여성의 체액(침, 소변)만 묻히면 가임기를 알려주는 휴대용 테스터기나 여성의 생리주기를 조정하여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 상태인지 알려주며 심지어 임신한 상태에서는 태아의 성별까지 알려주는 주머니 시계 모양의 기기 또한 등장했다. 해당 제품은 해외에까지 수출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 여성증후군 관련 클리닉과 여성증후군 완화를 위한 서비스업(체조, 요가, 침술, 찜질) 또한 러시아에서 새로운 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