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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러시아에서

겨울 모스크바 끄레믈 주변 풍경


모스크바 붉은광장에는 러시아의 랜드마크격인 것들을 다수 볼 수 있다. 

게중에 대표적인 것이라면 끄레믈(크레믈, Кремль)이 그 수위를 차지할 것이다. 끄레믈은 '크램린'이니 '크레믈린 궁전'과 같은 영어식 표현으로 신문과 방송에서 종종 소개되곤 한다. 그러나 끄레믈(Кремль)의 근원은 사실 궁전이라는 의미와는 일맥상통하지 않는다. 끄레믈의 원래 사전적인 의미는 ‘성벽’, ‘요새’라는 의미의 보통명사이다(모스크바가 아닌 지방 도시의 성벽 모양의 건축물들이 ‘끄레믈’이라고 불리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우리식으로또 따지자면 '성 담벼락' 정도의 의미였던셈이다. 그러나 그것이 현재는 수도 모스크바의 정치적 심장부로 상징되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렸다.

끄레믈은 러시아의 심장부이자 러시아 역사를 대표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과거 짜르와 정교 대주교의 거쳐가 있었던 정치와 종교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끄레믈은 세상의 끊임없는 변화 속에 있으면서도 러시아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는 옛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러시아 끄레믈이 정치적 이미지로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면, 문화적인 면에서는 성 바실리 성당이 가장 널리 알려진 건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테트리스 게임에 등장해 테트리스 궁전이라는 희화적 별칭으로도 불리우는 바실리 성당은 그 자체적으로 아름다운 건축물이기도 하지만 내외국인들에게 노출빈도가 높은 붉은 광장에 있다는 것도 유명해지는데 한 몫 한다. 바실리 성당은 47m 높이의 건축물이며,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여덟 개의 양파머리 지붕으로 구성된 불균형 속에서도 멋진 조화를 자아내고 있는 건축 양식으로 유명하다. 더불어 바실리 성당에 얽힌 드라마틱한 이야기(이반뇌제가 다른나라에 같은 건축물이 들어서지 못하게 설계자들의 눈을 멀게 했다는)도 외국인들에게는 강한 인상을 주는듯 하다. 참고로 '테트리스'에 나오는 BGM은 ‘러시아의 아리랑’이라 불리우는 '깔린까'란 제목의 전통 민요이다.

여타 유명 건축물로 굼 백화점과 역사박물관을 들 수 있다. 

붉은광장을 사이에 두고 끄레믈과 마주보고 있는 회색 건물이 러시아 최초이자 최고의 백화점인 '굼 백화점'이다. 붉은광장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지만 물건값이 만만치않아 윈도우 쇼핑만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러시아란 나라가 정찰제의 개념이 아직 희박하기 때문에 가게마다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틀린 경우가 많기때문이기도 하다. 다리품을 조금만 팔면 저렴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므로 굼 백화점의 경우는 윈도우 쇼핑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붉은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쪽에 위치한 붉은색 건물은 ‘러시아 역사 박물관’이다. 모스크바라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을 연상시키지만 끄레믈과 붉은광장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건물 중에 하나이다.

그럼 겨울에 찾은 끄레믈과 주변 전경을 이미지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