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음식이야 라그만을 포함해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가장 대중적이고 식단의 기본이라 불리우는 것은 리뾰쉬까'(лепёшка)'라고 불리우는 납작빵입니다.
리뾰쉬까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식탁에 거의 매일 오른다고 할 수 있는 주식이자 저렴한 서민음식이라 할 수 있는데요. 우즈베키스탄 뿐만아니라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의 중앙아시아 여러나라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빵을 볼 수 있습니다. 좀 변화된 형태로 러시아에까지 퍼져있습니다. 러시아 역시 빵과 소금이 식단의 기본이니까요.
리뾰쉬까는 중앙아시아 각국에서 공장을 통해 대량생산이 되기도 하고, 도심지역 가정에서는 전기오븐 등에서 제조되곤 하는데요. 전통적으로는 우리나라 도자기을 만드는 가마과 같은 곳에서 만들어집니다. 가마 안벽에 모양을 낸 반죽을 붙여 굽는 방식인데요. 이런 공정은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거의 비슷한 과정으로 인도에서는 '난' 이란 빵이 있죠. 다만 모양과 두께에서 차이가 있을 뿐인데요. 인도의 난이 얇다면 리뾰쉬까는 제법 두꺼운 형태입니다.
중앙아시아에는 인도의 난 과 같이 얇은 형태로도 빵을 만드는데요. 샤오루마, 샤베르마 등의 음식에 적용되어 러시아에도 널리 퍼져있습니다. 샤오루마와 샤베르마는 케밥과 같은 음식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고기소(양, 소, 돼지 고기 등)와 야채를 이 얇은 빵에 둘둘 말아 먹거나 따로 먹는 음식입니다. 샤오루마와 샤베르마는 이름만 다를뿐 거의 같은 음식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굳이 구분하자면 모스크바 지역에서는 '샤오루마'란 명칭으로 뻬쩨르부르그 지역에 '샤베르마'란 이름으로 팔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러시아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기에 러시아 고유 음식이라 여겨질 정도입니다만 그 근원은 중앙아시아라고 보시는게 맞을겁니다.
각설하고,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지역에서 만드는 우즈베키스탄의 납작빵 리뾰쉬까의 제조 과정을 소개합니다. 유명 베이커리에서 볼 수 있는 깔끔함은 없습니다만 그네들의 서민적 풍취를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부하라 지역에서 리뾰쉬까 빵집을 운영하는 라브샨과 아지즈. 아버지와 아들로 보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들은 형제입니다. 라브샨이 38세, 라지즈가 28세입니다.
이 형제는 새벽 일찍 일어나 리뾰쉬까를 굽기 시작해 5시 반이면 오전 판매준비를 마친다고 합니다. 다시말해 그 시간에 빵을 사러오는 손님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이 하루에 굽는 리뾰쉬까의 양은 대략 300여개 정도.
준비과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일단 밀가루로 반죽을 한 뒤 모양을 내고 윤활유 등을 바르고 가마(화덕)에 넣어 구으면 됩니다.
라브샨의 아들이자 대를 이어 가게를 물려받을 이 집의 막내. 손재주로 따지면 이미 한 사람 몫을 하고도 남습니다.
리뾰쉬까가 화덕 안에서 구워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화덕 벽에 붙어있는 것이 리뾰쉬까입니다. 전통방식과 다소 다른점이라면 장작불이 아니라 가스불로 굽는다는 것입니다. 역시나 우리네 도자기 가마가 생각이 납니다.
시간이 되면 벽에 붙어있는 완성된 리뾰쉬까를 떼어냅니다.
완성된 리뾰쉬까입니다. 이것으로 판매 준비가 완료된 것입니다. 노릇노릇한 것이 제법 먹음직스럽죠?
이곳에는 리뾰쉬까 판매처라는 광고판이 딱히 걸려있지는 않았습니다. A4지 정도의 크기로 리뾰쉬까 그림과 가격이 적혀있을 뿐입니다. 더불어 구운 리뾰쉬까가 문설주에 걸려있는 것이 리뾰쉬까 판매처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외부에서 봤을때 문 높이가 극단적으로 낮았다는 것도 이 가게의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는데요. 우리식으로 따지면 반지하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우즈베키스탄에 위 그림이 붙은 곳은 거의 예외없이 리뾰쉬까의 판매처입니다. 위에 적혀있듯이 리뾰쉬까의 개당 가격은 우즈베키스탄 화폐로 500숨(сум). 러시아 루블로 6루블 조금 안되고. 한화로 따지면 230원(2011년 5월 기준) 정도입니다.
하루에 굽는 양인 300개가 다 팔린다는 가정하에 이들이 하루에 얻는 총 소득은 한화 69,000원 정도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노력에 비해 그리 큰 소득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이 지역에서는 나름 고소득군에 속한다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