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러시아 2프로 부족할때/독립국가연합(CIS)

장인의 한땀 한땀, 사마르칸드 카페트 & 비단종이 작업장 방문기


우즈베키스탄 가정집에 가보면 거의 예외없이 카페트가 깔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비단 바닥에만 깔려있는 형태가 아니라 벽에도 걸려있고 심지어 겨울철에는 난방용으로 창문 가리개 역할까지 합니다. 이는 우즈베키스탄 뿐만아니라 키르기즈스탄이나 타타르스탄 등 여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입니다.

이러한 카페트 문화는 더 넓게 보자면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한데요. 종교 특성상 정해진 시간에 신에게 기도를 할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들에 가보면 개인용 카페트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도 이들 국가들만의 특징인데요. 카페트는 그네들의 생활 필수품인 셈입니다.

카페트 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아무래도 전통의 페르시아와 현대의 벨기에일텐데요. 둘다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제작되는 카페트 역시 정교한 수작업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더불어 가격도 다른국가들의 제품에 비해 저렴한 편이구요. 더군다나 순도높은 양모를 사용하기에 가볍고,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은 전문 장인들의 수작업으로 제작되기에 퀄리티 또한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에 가면 규모는 크지 않지만 꽤나 흥미로운 제품을 만드는 공장(작업장)이 있습니다. 위에 설명드린 카페트를 만드는 공장이자 우즈베키스탄 전통 비단종이를 제작하는 작업장이 그곳인데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비단종이(실크종이)는 현재의 셀룰로즈 재질의 저렴한 종이 이전에 문명 및 종교 전파에 활용된 종이입니다. 비단종이라는 명칭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뽕나무를 이용해 만들어지는데요. 제조공정을 보면 우리나라 한지의 제조법과 유사한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비단종이 역시 기계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 작업장에서 전통적인 수작업으로 제작되는데요. 일반종이에 비해 월등히 비싸기에 사원의 코란이나 장식용 서적에 활용된다고 합니다. 

그럼 카페트 제작 현장과 우즈베키스탄 전통 비단종이를 만드는 공정을 이미지로 구경해 보시겠습니다. 


이 공장에서 제작되는 카페트는 그야말로 한땀 한땀 직공의 손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인지 기계직에 비해 가격이 비싼데요. 종류와 크기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략 최저가는 1,000달러 위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공장의 직공들입니다. 대부분 경력 5년 이상의 베테랑들입니다. 게중에 최고 선배는 30년 가까이 카페트를 짰다고 하는데요. 이정도 되면 장인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염색된 양모들입니다. 어수선해 보입니다만 직공들의 손에 의해 고급카페트의 일원으로 변모합니다.




완성된 카페트입니다. 얼핏보면 별거 없어 보입니다만, 실제로 보면 꽤나 느낌이 좋고 화사한 카페트입니다.


기계직 카페트의 경우 이미지만 입력하면 완성됩니다만, 수직 카페트의 경우는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에서 제작됩니다. 일괄적인 디자인으로 제작되기도 합니다만, 주문자의 취향에 따라 변경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키우는 애완동물을 카페트에 새겨달라는 주문자의 요청에 의해 제작 예정되어있는 카페트의 밑그림입니다. 사진만 주면 밑그림부터 제작까지 진행이 된다고 합니다.





카페트 작업장의 풍경입니다. 대부분 우즈베키스탄 전통복장을 한채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토요일임에도 주문량이 밀려있어 열심히 작업중이라고 합니다.


이 공장에서 제작되어진 카페트들의 샘플입니다. 다소 많이 덮어놓은 듯도 싶습니다만 일반적인 우즈베키스탄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내 풍경이기도 합니다.

 
자 이제 우즈베키스탄의 위대한 유산 중에 하나인 비단종이 작업공정을 만나보시겠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비단종이는 뽕나무로 만들어지는데요. 일단 뽕나무를 손질하고 껍찔을 벗겨냅니다. 



그리고 큰솥에 넣고 끓여 부드럽게 만듭니다.


그리고 절구를 이용해 껍질을 잘게 빻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뽕나무 껍질이 솜처럼 변하게 됩니다.


이 절구통의 작동원리는 인력이 가미된 수력입니다. 이미지 오른쪽 끝에 보이는 물레방아가 돌아가면서 움직이게 됩니다. 200년 가까이 전승되어온 전통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후 표백을 하고 사금을 채로 추출하듯이 한 장씩 종이를 만드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공정에서 종이판에 골고루 잘 섞이게 해 어느 특정 부분이 부풀어 오르지 않게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그래야 내구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추가로 종이가 잘 만들어지게끔 아교와 같은 첨가제도 사용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한 장의 비단종이가 완성됩니다.

이 비단종이의 제작과정을 보면 우리나라의 한지 제작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점이라면 재료의 차이정도.  



말려진 뒤 인쇄까지 끝나 온전히 자신의 역할을 찾은 비단종이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연결되어 위와 같은 책이 됩니다.


비단종이는 우즈베키스탄 전통 종이공예에도 활용되는데요. 위의 제품들은 비단종이로 만들어진 공예품들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종이공예는 문화상품으로도 이름이 높은데요. 이곳 작업장에는 관람객들에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누에고치와 천연염료를 만드는 재료들이 그릇에 담겨있습니다.



카페트 공장 한켠에서 경건하게 기도를 하고 있는 소녀. 공장에서 일하는 직공 중에 한 사람의 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