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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히피족 - 자유와 사랑을 꿈꾸는 러시아인들의 또다른 모습


각박해 보이는 현대 러시아에서 꽤 특이한 집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의 히피족인데요.

1966년 미국에서 발생해 반전과 탈사회를 기본 모토로 하는 히피족은 전직 공산주의 국가였던 러시아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공산사회에서 감히 감히 개인주의와 탈사회라니요. 냉전시절이었으면 어림없었던 일입니다.

이들 러시아 히피족이 처음 대중의 시선에 잡힌것은 2000년대 초반, 뿌찐(푸틴) 초임 시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회의 가치보다는 개인의 가치를 우선으로 두는면은 여느나라의 히피족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공통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히피족은 여타 사회단체들 처럼 집단 내부에서 발생하는 그때그때의 이슈에 대응하기 보다는 일단 자신들이 속한 사회에서 한발 물러나 주변인적이고 관조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준거집단을 바라보는 형식을 취하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찌보면 사회에 무심하다고 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만 시위와 집회등으로 저항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삶으로 저항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러시아의 히피는 한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던 일부 러시아인들이 발견해낸 또다른 삶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러시아 내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히피문화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겉모습에 매료되어 참여하는 이들도 있습니다만, 이는 러시아에서만 있는 형태는 아니겠지요.

2003년 이후로 러시아 히피들의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어로 '뿌스뜨이예 홀름의«Пустые холмы»'란 명칭의 행사인데요. 영어로 옮기자면 '엠프티 힐즈(Empty Hills)'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이 축제는 러시아에서 하부 문화의 한 종류라기 보다는 인텔리 문화의 한 종류로 젊은이들에게 인지된다는게 다소 특이합니다.

더불어 이 축제의 특이성이라면 명칭과 장소는 있지만 행사의 형식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무형식이 형식인 셈인데요. 이 축제는 공식행사나 정해진 공연 등이 딱히 없습니다. 외부에 알려지기로는 음악축제로 알려져있습니다만 록축제의 그것과는 매우 다른 형태입니다.

그저 히피족 혹은 히피문화에 관심있는 이들이 너른 벌판과 같은 장소에 모여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악기를 들고온 이들은 연주를 하고 서로 어울려 노래하고 춤을 추기도 합니다. 히피족 중에 상당수는 예술가들인지라 예술과 문학에 대한 토론도 열립니다. 어찌보면 무척 심심한 축제로 보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것이 이들이 추구하는 삶이기에 그다지 부각되는것 같지는 습니다.

금년 러시아 히피축제는 지난 6월 1일 어린이날 모스크바 짜리찐스키 공원에서 열렸는데요. 이날 풍경을 이미지로 만나보시겠습니다. '자유'와 '사랑'을 꿈꾸는 러시아인들의 또다른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