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것 중에 노스페이스 계급이라는 것이 있었다. 노스페이스 브랜드 가격대별로 아이들 간 계급이 있다는 것이다. 다분히 농이 섞인 내용이지만 그만큼 그네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노스페이스는 제 2의 교복이라는 별칭을 얻기까지했다.
이러한 풍조가 요즘 중고생들 사이에 새로 생겨난 것은 아니겠다. 이전 세대들도 그 세대만의 유행이란것은 항상 있어왔다. 하지만 이 노스페이스 계급이 사회문제로까지 인식된 것은 노스페이스 점퍼를 갖기위해 절도와 학교폭력과 같은 일탈적인 행위와 왕따로 대변되는 따돌림현상이 발발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노스페이스가 중고생에게 인기 있다면 러시아 청소년층에는 디스퀘어드라는 브랜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우리내 청소년들이 노스페이스 브랜드 가격으로 계급을 나누는 것에 비해 러시아 청소년들은 같은 브랜드 같은 가격의 특정 제품에 한정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다.
실례로 설명을 하자면 지난해 여름시즌부터 러시아 청소년들 사이에 디스퀘어드의 마크가 전면에 새겨진 트레이닝 바지가 대유행을 했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최대 80만원에서 최소 20만원대의 노스페이스 점퍼를 선호한다면 러시아 청소년들은 남녀구분없이 3800 ~ 4500루블(한화 14만원 ~ 16만원)전후의 특정 트레이닝복 바지 제품을 선호했다. 동일 제품의 가격차이가 있는것은 정찰제가 확립되지 않은 러시아의 실정 때문이다.
아무리 러시아 경제가 살아났다고는하지만 이 금액은 그네들에게 만만찮은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산 카피제품들이 상당수 유통되기도 했었다. 카피 제품은 대략 20달러 수준. 하지만 정품 판별법이 러시아 인터넷에 돌 정도로 짝퉁에 대한 멸시풍조도 다분히 있었다.
러시아 청소년들은 입는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를 찍어 온라인에 올리는 것을 패션의 완성으로 쳤다. 그래서인지 지난 여름시즌에는 다양한 색상의 디스퀘어드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녀 청소년들의 인증샷이 온라인상에 봇불을 이루었었다. 기타 디스퀘어드 이외에 메쉬부츠와 빅선글라스 등도 청소년들 사이에 꽤나 인기를 끈 아이템이었다.
최근에는 겨울을 맞이해 새로운 유행이 등장했다. 이 트랜드의 핵심은 디스퀘어드나 노스페이스처럼 브랜드가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 228이라는 숫자와 연관이 있다. 'бойся 228 если пудришь носик(만약에 마약을 했다면 228을 조심해)'가 적힌 면티와 모자티 등이 이 유행의 시초였지만 현재는 겨울철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털모자에 228이라는 숫자만을 새기는 것으로 보편화되는 중이다.
228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러시아 연방형법 228조를 의미한다. 러시아 형법 228조는 마약범죄과 관련된 것으로 마약 및 유사마약의 불법 구매, 소지, 운송, 제조 등에 대한 형량 및 벌금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228이라는 숫자는 이 법률에 대한 반항심을 표현한 것이다. 다소 위험한 발상에서 시작된 유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현재는 그 의미보다는 패션으로 인식되어 청소년들 뿐만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228이 인쇄된 면티와 모자들이 인기리에 퍼져나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