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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살아가며

"관객이 공연을 완성시킨다!" 에드립의 향연, '드립걸즈' 관람기


1. "드림걸즈는 알아도 드립걸즈는 낮설다?"

지난 주말 CJ초청으로 코믹컬
 <드립걸즈(연출 오미영)>를 보러 대학로에 다녀왔다.  

뮤지컬 <드림걸즈>는 익숙하지만 코믹컬 <드립걸즈>는 낮설다? 간단이 이 공연에 대해 설명하자면, 드립걸즈는 현재 공중파 및 케이블방송에서 활약하는 개그우먼들인 안영미(KBS 공채19기), 강유미(19기), 정경미(20기), 김경아(21기) 등 주연 4인방과 진행을 맡은 조승희(23기)가 모여 만든 관객 공감 개그 버라이어티쇼다. 장르 코믹컬은 '코믹 + 뮤지컬'을 버무린 신종 공연장르라고. 


<드립걸즈>에서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연기자들이 일방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다. 공연마다 객석의 반응 및 소통에 따라 다르게 진행된다. 공연의 기승전결 등의 줄거리는 있지만 공연 진행중 소소한 내용은 관객과의 교감과 그것을 받아치는 배우들의 에드립에 따라 달라지는 형태이다. 이는 열린기획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연 초기 '공연의 완성은 관객들이 해준다'이라는 안내멘트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런 열린기획은 연기자들의 내공이 부족하면 어수선해질 수 있는 시도다. 하지만 <드립걸즈>의 재기발랄한 개그우먼들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개그콘서트 및 방송에서 쌓은 그네들의 공력이 담긴 '(에)드립'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코믹컬 <드립걸즈>의 또다른 특징은 남성관객보다는 여성관객들을 위한 맞춤쇼로 기획되어졌다는 것이다. 여성이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코드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관객 역시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많았으며 호응또한 여성들이 적극적이었다. 

2. 김꽃두레, 분장실의 강선생님 등 익숙한 캐릭터는 반갑지만 식상할 수도 있다. 

공연은 기존에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던 네 개그우먼들의 대표 캐릭터가 적극 활용되어졌다. 
김꽃두레 안영미는 막말 & 섹시 드립, 강선생 강유미는 뷰티 & 성형 드립, 국민요정 정경미는 연애 & 나이 드립, 개그커플로 유명한 미시 김경아는 육아 & 인지도 드립으로 열연했다. 

이는 일장일단이 있는 부분이다. 관객에게는 익숙한 개그코드이기에 쉽게 다가갈 수 있기도 했지만 과소비된 캐릭터는 식상해 보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난 전자에 속하는 부류인지라 패쓰!

3. 노래도 부른다! 안영미,강유미‘미미밴드’vs ‘정경미,김경아‘경경밴드’! 
 
<드립걸즈>는 개그를 바탕으로 배우들이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매력을 무한방출한다. 화려한 댄스를 보여줄 안영미,강유미의 ‘미미밴드’와 숨겨왔던 가창력을 보여줄 정경미,김경아의 경경밴드는 상반된 매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또한 여기서 끝나지 않고 대결 후 패배한팀은 관객의 선택에 따라 고무줄을 맞는 벌칙을 받게 된다. 배우들의 치열한 경쟁을 보는 것도 공연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여타 공연후기나 공연 동영상을 보면 미미밴드의 패배가 압도적으로 많다. 

4. 공연의 완성은 관객들이!  

앞서말했듯이 <드립걸즈>는 배우들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다. 몇몇 코너는 관객들이 배우들의 손에 이끌려 무대 위로 올라와 제3의 배우가 된다. 때문에 공연은 매회 관객들로 인해 다른 각기 다른 양상으로 흐른다. 보여주기 위한 공연만이 아닌 함께 즐기는 공연을 지향하는 셈이다. 이로인해 <드립걸즈>는 배우와 관객간의 물리적인 거리 뿐 아니라 심리적인 거리 또한 좁히려는 노력을 한다.    

5. '재미있다. 하지만 2%부족하다

개인적으로 공연은 만족스러웠다. 억지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배우들의 능력 또한 출중했다. 하지만 대박공연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감히 아쉬웠던 부분을 끄집어 내자면, '드립걸즈는' 코믹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표방하고있지만 '여성판 개그콘서트'정도가 딱 맞겠다는 소견이다. 공연은 김꽃두레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모두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의 연장선상이었다. 새로울 것이 딱히 없다는 말이다. 공연 중 뮤지컬 부분을 담당하는 경경밴드의 컨셉은 이미 다른 개그맨들과 가수들이 도전했던 컨셉이었고 미미밴드의 댄스는 코믹적인 요소를 떠나 안무상에서 두사람의 호흡이 조금 부족해보였다. 그날만 그랬다면 할말없지만.

뭐 위 내용은 잘난척하는 못난 관객의 헛소리였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웃고 즐기고 왔으면 됬지 뭘 더 바라겠는가? 

6. KBS 공채 23기 개그우먼 조승희 만세!  

<드립걸즈>와 관련된 모든 언론 기사와 공연정보, 리뷰들은 주연배우들인 안영미(KBS 공채19기), 강유미(19기), 정경미(20기), 김경아(21기)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드립걸즈의 또다른 주연배우는 공연 시작에서부터 끝날때까지 선배들의 드립을 보조하는 역할로 등장한 KBS 23기 개그우먼 조승희라고 할 수 있다. 무대에 등장하는 비중만 보면 주조연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가 있었기에 공연이 자연스럽게 흘렀갔다는 소견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승희 만세!  

7. 끝으로, 기억나는 공연 어록 몇 개!

- 안영미는 숫처녀다!
- 김경아는 김경미가 아니다. 권재관은 권재덕이 아니다.
- 정경미 왈 '조만간 (윤형빈과) 날 잡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