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러시아 어린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동시에 ‘온라인 안전교육’을 배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상원의원인 루슬란 가타로프(37)가 ‘사이버 보안 계획(전략)’이라는 명칭의 법안을 1일 발의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초등학교에서 컴퓨터관련 교육이 시작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고, 고학년들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안전교육은 이미 다수의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더불어 모스크바 일부 공립학교는 맥북으로 컴퓨터 수업을 진행하는 곳도 있어왔다. 하지만 대부분 러시아 초등학교 컴퓨터 교육은 고학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교육내용은 대부분 컴퓨터 활용능력 정도였다. 전체 초등학생에게 사이버 보안을 중심으로 한 교육커리큘럼은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교육법안을 발의한 가타로프 상원의원은 ‘모든 러시아인이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아야하며, 이러한 것은 조기교육을 통해 가르쳐야 한다’며 법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가타로프 의원이 발의한 이번 법안에는 교육 커리큘럼 외에 러시아 전역에 사이버 안전 센터 설립도 담고 있다.
이번 법안의 근간에는 최근 몇 년 간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해킹사건과 DDOS공격에 대한 경각심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러시아 정부 및 공공단체는 전세계 유명 해커그룹의 공격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11월 3일 해커그룹 ‘고스트쉘’은 러시아 정부에 사이버전쟁을 선언하며 러시아 정부기관 및 금융, 교육, 의료 기관 서버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250만개의 계정을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포스트했었다. 해당 파일에는 IP 주소, 로그인 정보, 이메일 주소, 비밀번호, 전화 번호, 심지어 실제주소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고스트쉘은 러시아 정부의 부패와 오래된 독재, 언론자유 탄압 등 세계화에 반하는 러시아 정부의 폐쇄성에 대한 시위였다고 발표했었다.
고스트쉘이 대 러시아 사이버 전쟁을 선포한 또다른 이유로는 소위 러시아 정부의 대 온라인 법안 ‘블랙아웃’에 대한 반대의 의미도 담고 있었다. 러시아 법안번호인 ’89417-6′법으로도 불리우는 이 법안은 ‘인터넷 불법 복제 콘텐츠 유통 차단’을 위해 상정된 것으로 저작권 및 유해한 콘텐츠를 담고있는 사이트의 및 IP주소를 임의로 차단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네티즌들은 이 법안이 인터넷을 검열하는데 사용되 정부에 반하는 목소리를 차단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글로벌 네트워크의 보안 및 안전성을 이유로 원안대로 통과시켜 버렸다. 지난 30일에는 이 법안을 근거로 러시아 정부는 페이스북에 유해정보(자살)가 있음을 이유로 들어 해당 정보를 삭제하지 않으면 페이스북을 러시아에서 차단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었다.
이번 ‘사이버 보안 계획’ 법안은 러시아 의회와 안전보장이사회를 승인이라는 과정이 남아있지만 별다른 이슈가 없는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의회 법안 발의와 승인의 평균 기간을 감안하면 빠르면 1개월, 늦어도 2개월 뒤에는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사이버 안전교육 과정이 필수 과목이 될지 선택과목이 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