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여성이 옆자리에 앉는다. 20대로 보이는 이 분은 앉자마자 전화기를 꺼내고 동료로 생각되는 사람과 통화를 시작했다. 또렷한 발음으로 통화를 해서인지 본의 아니게 이분의 전화내역을 30분가까이 듣게 되었다. 이 여성분은 초등학교 선생님인듯했다. 아마도 상대편 동료분도 선생님인듯 했고.
이분이 사용한 단어로 통화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나보다 세 정거장 전에 내린 이 분은 지하철을 내려서도 전화기를 통해 상대방과 그들끼리 통하는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어여쁜 얼굴은 찌푸러져 있었으며, 시니컬한 미소가 입꼬리에 매달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