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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 & OFFLINE STORY/블도자 시리즈

블로그의 도(道)를 구하는 자 3-4

3. 도원결의(桃園結義)  3-4

" 블로그 강호의 동도 여러분,  도원결의(桃園結義)  제 10차 모임을 시작하겠습니다 !!! "

" 와아~!!!!!! "

도원결의 모임의 10차 주창자인 삽마왕 온니쁠 이 걸걸한 목소리로 모임 개막을 알리자 사방에서 참석한 블로거들의 환호가 천지를 진동시켰다.

" 아시다시피 우리 도원결의에서는 블로거의 상하 지위같은 개념은 없습니다. 어느 문파의 장문인이라해도 이자리에서는 한 개인일 뿐이며, 어느 객잔의 점소이라 하더라도 블로거로써의 자긍심이 있다면 그 역시 존중받는 한사람의 개인인 것이 바로 도원결의 모임입니다. "

이는 꽤나 파격적인 선언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런저런 지위가 얽히고 섥힌곳이 강호 아니던가. 그러나 도원결의 모임에서는 그 모든 블로거들이 한 개인일 따름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 역시.... 강호는 넓어...... 이런 곳이 있을줄이야..... "

블도자는 혼잣말을 하며,  삽마왕 온니뿔 이 소개하는 무림의 명숙들을 눈여겨 보았다.  게중에 절반정도는 명호라도 한번쯤은 들어본 유명 블로거들이었으며 또 절반은 생소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블로거들은 그들 모두를 알고 있는 듯 한사람 한사람 소개될때마다 우뢰와 같은 박수로 환호했다.

" 이봐요. 형씨. 뭐가 그리 신기하길래 입을 벌리고 있는 건가요? "

돌연, 블도자의 눈앞이 환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며 한사람의 소년이 자신을 바라보며 빙그레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블도자는 겸연쩍게 웃었다.

" 아... 내가 그랬었소? 그냥... 이 강호에 너무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라오. "

" 저들 무림의 명숙들이 부러운가요? "

" 부럽다기 보다는..... 내가 저들 명숙들처럼 과연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오. "

블도자는 천성이 소탈하고 솔직한 사람이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는 소년이 묻는 말이었지만, 솔직하게 대답했다.  소년은  이 순박하게 생긴 블로거가 묻는데로 솔직히 대답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여지껏 그가 알던 이들은 질문에 대한 답변에 앞서  '왜 그런 질문을 하지'가 주된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 저들 무림의 명숙들이 대단한것은 그들이 절대적인 블로그 내공이 높아서가 아니랍니다. 저들의 공통된 특징은 꾸준히 블로깅을 해왔다는 점이예요. "

" 꾸준하게...? ......아!!! "

블도자는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그렇다. 한순간 반짝 강호에 이름을 날리다가 어느순간 쫓기듯이 사라져버리는 것에 비해서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욱 뜻깊은 일이라는 것을 왜 생각 못했던가.

그제서야 블도자는 소년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보았다.  먼곳에서 왔는듯 소년의 의복은 이런 저런 여행의 먼지가 묻어 있었으며, 얼굴또한 여기 저기 시커먼 재가 군데 군데 묻어 있었다.

" 하루에 10개 20개의 포스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간혹가다 한번을 포스팅 하더라도 정성을 들이고... 꾸준하게하는 블로거. 그것이 오늘날의 저 명숙들인 것이지요 "

" 아..... 그렇구려 그런것이었어. 좋은 것을 배웠구려.  나는 온블촌에서 온 블도자라 하오. 소협은...? "

" 협자를 붙일 나이도 안됬습니다. 그냥  빈파()라고 불러주세요. 성은 녹(綠) 가 입니다. "

" 아... 소형제의 고향에서는 사과가 많이 나나 보구료? "

소년은 거뭇거뭇한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백니를 드러내며 씨익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뭐라 말하려 하는데, 돌연 소년의 뒤에서 두명의 장한이 소년의 양 어깨를 잡아채려했다.  블도자는 놀라서 그들 장한의 손이 소년의 어깨에 닫기 전에 얼른 소년을 자신의 등뒤로 물러서게 했다.

장한들은 순간 멈칫했으나 다시 손을 뻤쳐 소년을 잡으려 했다.  블도자는 오른쪽 장한의 팔을 온블촌의 비전무공  핑백 으로 튕겨 왼쪽 장한의 어깨를 잡게 했으며 왼쪽 장한의 팔은 오른쪽 장한의 어깨를 잡게 했다.  두 장한은 서로 끌어안은듯한 묘한 자세를 잠시 연출했다.  소년은 그 모습을 보며 입으로 손을 가리고 킥킥댔다.

" 그대들은 누구요? "

블도자의 물음에 장한들은 시뻘개진 얼굴로 블도자와 소년을 향해 삿대질을 하기 시작했다.

" 네..네녀석이 어디서 사술을 쓰느냐... "

" 오호라... 저 꼬마녀석이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랬구나. 네 녀석도 한패렸다? "

장한들은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위협을 주었지만 조금전 블도자가 보여준 괴이한 무공에 꺼려지는 바가 있어 쉽게 덤비지는 못했다.

" 이 경사스런 도원결의가 열리는 마당에 드잡이질은 안되지 !!! "

장한들은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내가 바로 등뒤까지 온것을 알아차리고는 흠짓 놀랐다. 조악한 가죽으로 잇댄 복색이었으나 형형한 안광을 내뿜는 마른 청년이었다.

" 그럼 그럼... 그렇고 말고 ... 쌈박질도 가려서 해야지... 여기서 하면 쓰나.. "

이번에는 블도자의 뒤에서 어떤 이가 타이르듯이 혀르차며 나타났다. 귀티가 나는 복색을 하고 있는 여인이었다.

" 너..너희들도 이 녀석들과 한패인것이냐..? "

한 장한이 발악하듯 으르렁댈 때에...다른 한명의 장한이 갑작스레 나타난 일남 일녀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 혹시... 그대들은 '천상천하유아' 독존 낭자와 신검무적 zork2k  공자가 아니신지...? "

갑작스레 나타난 여인이 깔깔대며 웃기시작했다.

" 아하하하하 ... '천상천하유아' 라는 별명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어준 별명일 뿐이지만... 내가 독존 임에는 틀림없지요 "

zork2k 라 지칭된 청년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냉랭한 표정으로 두 장한을 노려보았다.

" 이봐 이봐... zork2k 동생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말라구...  이 두 오라버니들이 네이보 의 첩자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도원결의에서는 한사람 한사람이 평등한 블로거일진데..."

두 장한은 우스개소리처럼 내뱉어지는 독존 의 말에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

" 자자... 드잡이질을 계속하실텐가요? 계속하고 싶다며 저는 말릴힘이 없으나 zork2k  동생은 필히 기분 나빠할겁니다. "

" 다...당연히 두분의 분부에 따라야겠지요. 저희가 어찌감히... "

두 장한은 도망치듯이 군중속으로 재빠르게 사라졌다.

" 하아... 몇 안모일 때의 도원결의가 좋았어... 여기 저기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에는 저런 첩자들까지 신경쓰며 살아야하다니...흣... "

독존 은 블도자를 돌아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담뿍 짓고 입을 열었다.

" 그대.. 공자의 무공은 조금 특이한 점이 있더군요. 어찌보면 트랙백 무공처럼 보였지만... 효과는 반대로 나타나더군요... 그게 무엇인지 이 누나에게 설명해 줄수 없나요? "

" 아... 제가 조금전에 사용한 것은...저희 사문의 절기인  핑백 이라 불리우는 것입니다. "

" 아... 그러고 보니 예전이 이와 비슷한 무공을 사용하던 이가 있었는데... 아... 그대 공자는 온블촌 에서 오신거군요? "

"  예...맞습니다. 저는 온블촌 의 제자입니다. "

" 아하하하하.... 예전에 온블촌 에서 왔다는 청년 고수 하나를 만난적이 있었지요... 아마...신풍무적 이라는 별호로 불리우던것 같던데... "

" 아... 그는 제 사제입니다 "

" 아하하하... 그랬었군요... "

시원시원하게 웃음을 먼저 터트리는 독존  에게 블도자는 편안한 누이같은 인상을 받았다.  어느새 그녀옆에 서있던 zork2k  는 가볍게 목례로 블도자와 인사를 나누었을뿐 원래 그자리에 서있던 나무처럼 묵묵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 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 모임에 다른 목적으로 참석한 인물들을 가려내야하기에 이만 작별을 고하도록 해요. "

" 예... 낭자께서는 몸조심하시길 바랍니다 "

" 아하하하.... 걱정안해도 될겁니다. 저 혼자 다닌다면 어떨지 몰라도 zork2k  동생에게 덤비는 무모한 짓을 할 무림인은 그리 많지 않지요. "

독존zork2k 가 사라지자 블도자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 저들과 내 나이는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데 저 두 사람은 이미 고수의 반열에 들어섰구나... "

블도자가 어깨를 늘어뜨리자 그의 뒤에 있던 소년 빈파() 는 가볍게 그의 등을 두드렸다.

" 이봐요... 형님 ! 그렇게 주눅들 필요가 없다니까요.  아까 그 낭자와 공자처럼 주변에 고수들이 우글대는 곳에서 저런 고수가 안나오는게 이상한겁니다. 형님의 실력도 그리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니 마음쓸것 없어요 "

블도자는 빙그레 웃으며 소년을 바라보았다.

" 그래... 그래... 더 배우고 더 정진해야겠지. 그러려고 강호에 나온것이니까. "

멀리서  삽마왕 온니쁠의 무림 명숙 소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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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글은 사실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따끔한 지적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