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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러시아에서는

러시아의 부활절



부활절이다. 정교(正敎)국가인 러시아에서도 부활절은 종교적으로 중요한 기념일이다. 러시아어로 '빠스하'라고 불리우는 부활절은 러시아 정교를 떠나 전세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종교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종교적 기념일일 것이다. 부활은 예수그리스도의 종교적인 과업이 완성되었다는 상징성이 있기에 그럴것이다.  

부활 전날에 정교 신자들은 부활 케이크(or 부활절에 가족과 함께 먹을 음식들)를 들고 성당에 가 성직자들의 축성을 받고 부활절 당일날에는 러시아 전역의 정교 성당들에서 기념행사가 벌어진다. 부활절과 관련되어 중요한 행사는 TV에서 생중계를 해준다.

988년에 전래된 정교는 국가의 적극적인 비호와 전도를 통해 기존에 팽배하던 토속신앙과 결합되어 독특한 모습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종교를 인정하지 않았던 소비에트 공화국 시절에도 교회는 존립했으며(비록 국민에 대한 선전용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그 이전부터 정교는 국가가 어려울때 국민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인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신앙과 종교기관을 아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러시아 정교회와 정교 신앙은 러시아의 역사와 같이 해 온 살아있는 증인으로서 러시아인들의 생활관습이나 정신적인 문화의 기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정권은 망했어도 정교 신앙과 러시아 정교회는 살아남았던 것이다.

교회에 나가는 사람들은 주로 노약자들이 많이 보인다. 젊은이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노인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정치인들도 교회에 나가 미사를 보는 모습은 드문 경우가 아니다. 옐친이나 푸틴 대통령도 역시 정교회 신자이다. 현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교회 신자인지는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지는 않지만, 공산주의 정권 말기인 1990년의 경우 인구의 약 29%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체제 전환 이후에는 이 비율이 분명히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대개 추정치로 65% 가량으로 보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수치이며, 최근 교회에 나가고 있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기가 신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비록 교회에는 매우 드물게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콘이나 십자가 목걸이를 착용하고 다니면서 신자임을 자처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부활절과 같은 교회축일에는 반드시 교회에 나가는 일을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