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고르끼 레닌스끼예(레닌의 언덕 : Горки Ленинские)'에는 '국립역사박물관-자파베드닉(ГУК :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исторический музей-заповедник)이 위치해있다. 1949년에 개관한 이 박물관에는 총 37,687점의 전시품이 소장되어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회화작품이 78점, 그래픽 아트작품이 109점, 조소작품 29점, 실용적 장식품 1,541점, 고고학관련 전시물 911점, 문화인류학적 전시품 113점 그리고 레닌의 사무실과 아파트에 있던 집기품이 30,881점이다. 전시품의 면면을 보면 '레닌 박물관'이라고 불리울만하다.
솔직히 말해 이 박물관에 전시된 품목들은 그리 감흥을 주지 못했다. 다른 전시품도 그러하지만 레닌의 개인자산 역시 그리 눈길을 끌지 못한다. 레닌의 개인 자산 중에 특색이 있는것은 '비블리오쩨까 레니나(레닌 도서관)'에 있는 것이 그나마 볼만할 것이다. 하지만 이 박물관에는 특색있는 전시품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레닌의 데스마스크와 같은 몇몇 소장품들은 볼만하다. 게중에 하일라이트는 레닌이 그의 생애 마지막 8개월 동안 타던 자동차일 것이다.
레닌의 자동차는 영국에서 주문제작한 맞춤형 '롤스로이스'이다. 이 자동차의 외관상 특색은 쿨 스노우 타입 타이어(전차의 레일과 같은 형태이다)와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철근으로 외장이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레닌은 수많은 암살 위협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철근은 저격용 총알 정도는 우습게 튕겨내버릴 정도이다. 그리고 가솔린이 아닌 알콜로 가게끔 제작되었다. 조금 의아한 것은 당시 이 차량의 가격이 350,000 파운드라는 대목이다. 이는 박물관 가이드의 설명이다. 물론 이 차량의 상징성으로 따지면 현재 가격은 350,000 파운드를 훨씬 상회하겠지만 당시 가격으로는 조금 터무니 없다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