뚤라(툴라)는 러시아 중부지역에 위치한 도시로써 모스크바에서 18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1146년경부터 문서상에 등장한 이 도시는 잘라또예 깔쪼(황금의 고리라는 의미로써 1천년 이상된 고대 러시아 도시 6곳(자고르스크, 블라디미르, 페레슬라블-잘레스키, 로스토프-벨리키, 수즈달, 야로슬라블)을 말한다)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오래된 도시중에 한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16세기(1712년)에 뾰뜨르 대제(표트르 대제, 피터 대제)의 명령으로 총포를 만드는 공장들이 대량으로 건설되어 이후 러시아의 주요 무기 생산지로 유명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AK-47소총도 이곳에서 생산되어졌다. 이런 이유로 뚤라의 관광지 중에 가장 가볼만한 곳은 무기 박물관(1742년)이다. 무기박물관에서는 14세기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무기들을 구경할 수 있다. 더불어 뚤스끼 끄레믈(뚤라의 크레믈(성벽))도 관광지로 유명하다. 또한 사모바르 박물관도 방문해 볼만 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남서쪽 14㎞ 지점에 위치한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생가가 있는 야스나야 빨랴나(야스나야 폴랴나) 마을이 대외적으로는 가장 유명한 관광지일 것이다. 뚤라는 현재 철강·농업기계·광산설비·무기·식품가공 등이 주산업이다. 주변지역에서 갈탄이 다량 채굴되고 있으며, 전통 공예품인 사모바르는 이곳의 특산품이다.
뚤라는 예전에 3번 방문했었다. 하지만 이전까지 뚤라시는 단지 야스나야 빨랴나를 가기위한 중간 기착지 정도 였었다. 그만큼 톨스토이의 생가는 매력적인 장소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야스나야 빨랴나를 제외한 뚤라시를 돌아보는것에 중점을 뒀다.
뚤라까지 가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역시나 제일 편리한 방법은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모스크바에 위치한 꾸르스크 기차역에서 뚤라까지 가는 열차가 운행된다. 뚤라까지 가는데는 약 4시간정도 소요된다. 다른 교통수단인 버스를 이용해도 시간은 별반 차이 없다. 기차역에서 1등석으로 왕복 기차표를 끊으니 거의 800루블(조식포함, US 달러 30달러 정도)이 들었다. 타고간 열차는 신형 전기열차여서인지 승차감은 매우 좋았다.
그럼 이미지들과 함께 여행 동선을 따라가보자. 스크롤의 압박이 예상된다.
뚤라시로 가는 신형 전기열차.
1등석 전경. 제공하는 식사는 베이컨과 호밀빵. 그리고 음료수다.
열차 벽면에는 톨스토이의 명언이 담긴 액자가 걸려있었다.
뚤라역 대합실 풍경이다. 평일 오전이었기에 좀 한산했다. 금, 토, 일요일에는 관광객들이 제법 몰린다고 한다.
뚤스끼 끄레믈 안내판. 끄레믈을 형성하고 있는 탑들의 명칭과 건설연도가 설명되고 있다.
뚤스끼 끄레믈의 전경. 뚤스끼 끄레믈은 16세기 러시아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1507년에 짓기 시작한 이곳은 1520년에 완공되었다. 과거 러시아의 남쪽 성벽의 역할을 했었다.
무기 박물관. 신기한 전쟁무기들과 사냥무기들을 구경할 수 있다.
뚤라시 중앙 광장의 전경. 두 개의 정교사원이 보인다.
창고건물. 오른쪽 건물에 쓰여진 낙서가 눈에 뜨인다. "여기에 질나쁜 사람들이 왔다가다"
좀 오래되보이는 아파트 건물. 우리나라에 있었던 공무원 아파트를 연상시킨다.
2층버스 컨셉의 간이식당 겸 카페. 여기서 먹은 커피와 블린은 맛이 없었다.
뚤라도 출퇴근 시간에는 길이 막힌다. 재미있는건 반대차선은 거의 차가 없다는것. 일터가 한곳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위 이미지들 말고도 뚤라를 찍은 사진들은 수없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닥 좋지 않은 날씨 속에 찍어서인지 도시의 아름다움보다는 우울한 전경이 대부분이다. 다음에 화창한 날씨에 다시한번 방문하기로 하고 돌아왔다. 이로써 다시 한번 뚤라에 갈 명분을 찾은 것이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