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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블로그에 빠지다 [노인복지센터 강의 후기]

ONLINE & OFFLINE STORY

by 끄루또이' 2008. 10. 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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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6일)과 화요일(7일) 양일간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노인 대상 블로그 강의를 하고 왔습니다. 이틀간 총 8시간 강의를 했고, 수강인원은 12 ~ 20분 이었습니다. 수강하신 분들은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지난 3개월간 컴퓨터 과정을 이수하신 분들이며, 만 60세 이상 70대 중반의 연령층이었습니다.

강의 전 블로그 설명을 위한 가입형 서비스로 네이버 블로그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만, 노인복지센터 자유 게시판을 살펴보니 3개월 컴퓨터 과정을 이수한 어르신들 대부분이 한메일을 쓰고 계셔서 블로그 개설과 기능 활용법은 다음 블로그로 선택했습니다. 티스토리나 텍스트큐브와 같은 테터툴즈 기반의 설치형 툴을 설명하면 좋았겠습니다만 어르신들에게 다소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가입형 서비스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이틀간 8시간 수업에서 블로그산업협회에서 만들어 놓은 교육사업 커리큘럼을 모두 훍어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큰 오산이었습니다. 이유는 아래에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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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블로그산업협회 블로그 교육사업 커리큘럼

1. 1교시 : 블로그 개요 – 블로그 일반에 대한 사전학습 단계
2. 2교시 : 블로그 따라잡기(1) - 블로그 개설 및 운영을 위한 실전 노하우 학습 단계
3. 3교시 : 블로그 따라잡기(2) - 블로그 개설 및 꾸미기 현장 실습 단계
4. 4교시 : 대상별 특화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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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블로그산업협회 블로그 교육사업 커리큘럼을 보면 총 4교시, 2교시 이론수업에 2교시 실습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합리적인 커리큘럼입니다. 더불어 이번 강의에 교재로 선택된 블로그 가이드북의 내용 또한 훌룡합니다만, 어르신들 대상으로는 접근성적인 면에서 다소 어려웠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강의에서 1교시만 이론수업을 하고, 나머지 3교시를 실습으로 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블로그에 대한 이론설명은 30분을 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수강하신 어르신들이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개진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블로그를 통해 돈 벌 생각도 없고, 나이가 먹다보니 이론적인 내용이 생소합니다. 이론수업 보다는 8시간이라는 짧은시간 동안 블로그라는 것을 어느정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의견에 대부분 어르신들이 동감을 표시하셨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라는 것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블로그의 의미, RSS, 트랙백)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설명한채 블로그 개설로 넘어갔습니다.

블로그 개설 과정에서 첫번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어르신들 중 다음에 아이디가 없는 분들이 네분 정도 있으셨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포탈에서 아이디를 만들일이 없어서 모르고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이메일 만드는데 휴대폰 인증이 필요하더군요. 어르신들 중 휴대폰이 본인 명의로 안되어 계신분도 계셨고, 휴대폰이 없는 분도 계셨습니다. 여기서 시간을 좀 지체했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제 휴대폰으로 인증을 받아 몇 몇 어르신들의 아이디를 만들었습니다. 아마 이번 수업시간 중 가장 의미없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향후 어르신들 대상의 강의 전에는 이 부분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할듯 합니다.

이 과정에서 몇 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능력이 그리 높지 않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일단 모든 분들이 블로그 개설을 하는데 얼추 한시간이 지나게 되었습니다. 무슨 블로그 하나 만드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블로그 뿐만 아니라 인터넷 환경 및 키보드를 치는데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과반수가 넘어가면 어쩔 수가 없더군요. 이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강의를 나간 제 잘못이 큽니다.

이후 차례대로 블로그 꾸미기, 카테고리 만들기, 통계보기, 개인정보 변경, 사이드바 설정, 위젯 설정, 지도넣기 등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즐겨찾기 방법과 드레그하는 방법, 새로고침 하는 방법, 이미지 올리기, 외부 멀티미디어 걸기 등에 대해 설명을 해야 되더군요. 더불어 저작권에 대해 설명도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블로그에 대한 강의라기 보다는 인터넷 활용능력 강의라고 해도 무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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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호응이 가장 좋았고 즐거워 하셨던 것은 동영상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블로그 내에서 검색을 통해 자신의 블로그에 동영상을 넣는 방법을 매우 신기해 하셨습니다. 더불어 디카를 들고가서 직접 그자리에서 동영상을 찍고 리더기를 통해 컴퓨터에 연결해서 동영상 올리기를 보여드렸는데 이 과정 역시 큰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더불어 다음 블로그에 100메가 까지 무료로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는 것에 많이 놀라시더군요. 게중에 한 분은 자비로 계정을 사서 동영상을 올리고 계셨는데 얼른 블로그로 모든 자료를 옮기고 싶다고도 하시더군요.  

결론적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블로그 강의를 할때 이 8시간이라는 시간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왔습니다. 단기간에 특강 형식으로 많은 것을 설명하기 보다는 꾸준하게 한가지씩 기능을 설명해 드리고 직접 구현할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블로그의 기초적인 기능에 대해 실습을 하다보니 블로거 뉴스와 올블로그와 같은 메타 사이트의 등록은 결국 시도 조차 못해보고 왔습니다.

이번 강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르신들의 열의가 상상이상으로 뜨거웠다는 것입니다. 이미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 소수의 어르신들부터 드레그 하는것 조차도 어려워 하시는 분들까지 모두들 열성적으로 수업을 들어주셨고 블로그 기능을 이해하는데 노력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이번강의의 가장 큰 의의를 찾게 되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어르신들께서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미지가 올라가 있고 동영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다들 신기해 하셨습니다. 역시 교육에는 시각적인 것이 효과가 높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더불어 블로그야말로 어르신들이 가장 활발하게 웹에서 활동하실 수 있는 편리한 툴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대다수의 어르신들이 공감해 주셨습니다. 이런점을 볼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관련 교육에 블로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다소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글을 나열했습니다. 향후 어르신들 대상으로 블로그 혹은 인터넷 관련 강의를 하시게 되는 분이 계시다면 참고하시라는 의미에서 써보았습니다.

<PS.>

1. 수업이후 마지막에 한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이 저를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퍼가기 잘 할수 있게 알려줘서 고마워요"


2. 강의 후 어르신들의 블로그에 가서 일일이 댓글을 남기고 왔습니다. 게중에 한분이 답글을 달아주셨네요. 아! 감동!

3. 더불어 바쁘신 와중에도 찾아오셔서 격려해주신 문화부 뉴미디어산업과의 슈티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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