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18명의 대통령 후보가 나왔지만 당선권에 근접한 것은 세 명의 후보로 예상이되었다. 재선을 노리는 루셴코 대통령, 야누코비치 전 총리, 티모셴코 현 총리가 그들이다. 이번 투표는 결과적으로 1위 투표수가 과반수를 넘지 않아 가장 많은 득표수를 차지한 야누코비치 전 총리와 티모셴코 현 총리가 내달 7일에 결선 투표를 벌이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오렌지혁명의 주역이었던 루셴코 현 대통령은 5.5%라는 득표율로 전체순위 5위에 머물러 우크라이나 민심이 그에게서 완전히 떠났음을 확인하고 씁쓸하게 퇴장하게 되었다. 더불어 여지껏 전세계에서 재선을 노리며 출마한 현직 대통령들 중 가장 적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탈락한 불명예 기록도 덤으로 얻게 되었다. 기존 기록은 2004년 슬로바키아 루돌프 슈스터 대통령이 재선에서 얻은 7.4%였다.
각설하고, 우크라이나에서는 대선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그 다음으로 관심을 끈것은 여성단체 피멘(FEMEN)의 퍼포먼스였다. 이미 여러차례 소개를 했기에 피멘의 퍼포먼스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으리라 본다. 이 단체는 현재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언론들이 예의 주목을 하고 있는 단체로써 시위나 퍼포먼스의 취지가 타당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퍼포먼스가 다소 말초적이라는 것이 항상 화제의 중심에 서곤했다. 일부에서는 파격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선정적이며 자극적이란 비판이 따라다니는 것이 그때문이다.
이번 대선날에 피멘회원들이 펼친 퍼포먼스도 역시나 이러한 논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인다.
이들의 선거날 퍼포먼스 복장 컨셉은 거리의 여성이었다. 거리에서는 <나를 선택해 주세요>라는 우크라이나어가 적힌 종이피켓을 들고 선거를 독려하는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투표소에서는 <(표를 파는)매춘부가 되지말자! 자신의 선택(표)을 팔지 말자!>라는 종이피켓을 들고 공정한 선거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한때 우크라이나 언론조차 관심을 가지지 않던 피멘이 근래들어 자국 언론뿐만 아니라 전세계 외신 기자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아무래도 이 자극성 때문이다. 모피반대 시위를 펼치는 페타(PETA)등의 일률적인 누드시위가 약발이 다 떨어진 상황에서 가장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는 단체이라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이다. 한때 여성 권익보호 퍼포먼스에 치중하며 연간 두 세번 정도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사회 전방위적으로 부당하다 싶은 문제와 관련된 다양하고 빈번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FE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