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여느나라보다 더욱 도식화된 결혼식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공식처럼 되어있는 러시아의 결혼 과정은 일단 신랑과 신부가 결혼 한 달 전에 작스라고 불리우는 혼인등록소(대체적으로 00궁전이라 불리웁니다)에 가서 결혼 지원서를 제출합니다. 이 과정에서 결혼식 날짜를 정하게 되는데요. 결혼 당사자가 결혼식 날짜를 정한다기 보다는 결혼식을 올려야하는 혼인등록소에서 지정한 날짜에 맞춰 식을 진행해야하합니다. 식 날짜와 시간이 정해지면 혼인등록소로 가서 복식을 갖추고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결혼식에는 우리나라처럼 많은 하객은 없습니다. 신랑과 신부측 들러리 한 명과 양가 부모, 그리고 몇 명의 친한 친구들만이 참석을 할 뿐입니다. 신랑과 신부는 결론서약을 하고 결혼신고서에 사인을 하고, 반지교환 직후 키스가를 하며 결혼식을 진행합니다. 전체 결혼시간은 불과 10분 안팎. 그야말로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이 진행됩니다.
물론 결혼식 이후가 신랑과 신부에게는 더욱 바쁜 시간입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나면 신랑과 신부 그리고 친구들은 도심 곳곳을 다니며 웨딩 촬영을 합니다. 다소 여유가 있다면 리무진을 대여해 다니기도 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결혼식 분위기는 저녁시간 피로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주로 레스토랑 등을 대여해 진행되는 피로연은 많은 축하객들이 모인상황에서 열띤 분위기 속에서 열립니다. 겨울이 6개월에 이르는 러시아에서 결혼시즌은 늦은 봄에서 가을시즌까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바로 지금이 결혼시즌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젊은이들 중에 수학공식처럼 벌어지는 특색없는 러시아 결혼식 과정을 타파하고자 하는 이들이 종종 나타나는데요. 바로 지난 토요일 엽기적이지만 이색적인 결혼식이 모스크바에서 열렸습니다. 신랑, 신부, 하객들이 모두 분장을 하고 진행한 결혼식이었습니다. 이날 결혼식 분장의 주제는 바로 '좀비 코스프레'였습니다.
러시아에서 코스프레는 플레시몹과 결합되어 가장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하위 문화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결혼식을 올린 커플은 이러한 코스프레 중에서도 가장 결혼식에 안어울리는 주제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럼 몇 일 전 열린 좀비 분장 결혼식 풍경을 소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