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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인구문제와 어린이 날 - 6월 1일 어린이 날 풍경

지금 러시아에서는

by 끄루또이' 2011. 6.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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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 날에 대한 행복했던 기억이나 아련한 추억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으실겁니다. 평소에 엄하게 통제하던 부모님들의 인내심이 무한대로 넓어지는 날이자 갖고 싶은 장난감 한 개 정도는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날이니까요. 저희 부모님 같은 경우는 국민학교(초등학교) 5학년 때 부터 '이번이 마지막이야'를 수차례 강조하셨지만 이후로도 어린이날 선물은 몇 해 더 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

소파 방정환 선생이 제정한 우리나라의 어린이 날은 5월 5일 입니다. 1922년 소파 선생이 지정한 원래 어린이 날은 5월 1일 이었는데요. 몇 번의 우여곡절이 있었고 해방이후 1946년에 5월 5일로 고정, 1975년부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됩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어린이 날(공식명칭은 '어린이 보호의 날')은 6월 1일인데요. 1949년 국제민주여성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제정한 '국제 어린이 날«International Children's Day»'이 근원입니다. 다만 소비에트 연방(소련)시절에는 제법 큰 기념일이었지만 공산주의 체제 붕괴이후 의미가 축소되어 거의 눈에 띄지 않다가 최근에 다시금 본격적으로 행사를 치르기 시작한 기념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 국가 중에 6월 1일 어린이 날을 법정 공휴일로 정해 가장 성대히 치르고 있는 나라는 중국일겁니다. 당연히 법정공휴일이고 국가원수와 어린이의 만남 등 꽤나 다채로운 행사들이 성대히 치러지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북한도 이날을 '국제아동절' 이란 명칭으로 기념하고 있지요.


앞서 말했듯이 최근에 러시아에서 어린이 날이 꽤 큰 기념일로 다시금 태어난 데에는 원래 취지인 어린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가혹 행위를 반대한다는 것 외에 한 가지 의미가 더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 인구정책과의 연관성이 그것인데요.  

아시다시피 러시아는 지구 육지의 1/6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국가입니다. 하지만 인구수를 보면 그 영토 크기에 비해 적다고 할 수 있는데요. 2010년에 실시된 러시아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총 인구수는 1억 4천 3백만명입니다. 인구수로만 따지면 간신히 세계 10위권에 턱걸이 하는 수준입니다. 그나마도 이 인구수는 지난 2002년에 조사한 것에 비해 200만 여명이 줄어든 결과입니다.

원인은 우리나라의 인구수 하락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노년층이 흙으로 돌아가는 것에 비해 젊은층에서의 출산율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입니다. 

전통적으로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저변이 넓고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러시아임에도 나타나는 이러한 출산율 저하는 러시아 국가발전의 저해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부족한 인구수를 충당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실시하고 있는 노동이민은 결과적으로 여러 사회문제를 양산시키고 있어 이래저래 러시아 정부의 골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 정부는 국민 의료보조를 강화해 인구수가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기본 정책의 목표는 인구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인구수를 유지하는데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감안하고 있는 국가 인구수의 마지노선은 1억 4천만명 수준으로 이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기본 골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러시아에서 어린이 날이 다시금 큰 행사로 재조명되고 도심에서 제법 큰 기념행사가 열리는 것은 이러한 국가상황 및 정책과 무관치 않습니다. 물론 도시마다 규모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각설하고, 6월 1일 러시아의 공식적인 여름의 첫 날이자 어린이 날을 맞이해 각 도시에서 어린이날 행사가 제법 성대히 벌어졌습니다. 

특히 러시아 내 시민수(1,150만명) 1위를 점유하고 있는 모스크바 도심 고리키 공원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인근 교통상황이 마비되었을 정도인데요. 시민들 대부분이 어린이를 대동한 가족 단위의 인파들이었습니다. 고리키 공원은 모스크바 시에서 지정한 공식 행사 장소입니다.

그럼 어린이 날을 맞이해 도심에 몰린 모스크바 시민들과 어린이들을 이미지로 만나 보시겠습니다.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고리키 공원 인근의 교통상황입니다. 국가 기념일이면 도심 교통통제를 하는것이 러시아의 관례지만 어린이 날은 승전기념일과 같은 여타 국경일에 비하면 손색이 있는지라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가족들이 도보로 고리키 공원을 찾았는데요. 사람들의 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리키 공원 정문 앞 풍경입니다. 이날 어린이 날 행사의 시작은 오전 11시였습니다. 



고리키 공원내 행사장 초입입니다. 모인 시민들이 제법 많죠? 



어린이 날 행사가 벌어지면서 광장 전역에서 볼 수 있었던 무등 장면. 






고리키 공원은 제법 규모가 큰 분수대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분수대를 그냥 지나쳐갈리 없겠지요. 더불어 러시아에서 더운날 분수대 뛰어드는 것은 자연스런 풍경 중에 하나입니다. 







분수대에 꼭 어린이들만 뛰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6월은 푸르고 어린이들은 어디에서나 자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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