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그나마 알려진 편이긴 하지만 불과 몇년 전만하더라도 러시아의 삼보(самбо)는 우리에게는 낮선 무술이었다. 삼보는 소위 '러시아의 격투기'로 알려져있으며 제정시대에 나타나 이어져오고있는 그네들의 고유무술이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생각해서 우리에게 태권도가 있다면 러시아에는 삼보가 있다고 이해하면 될것이다.
삼보는 러시아어 '사마자쉬따 베즈 아루쥐야(самозащита Без Оружия 혹은 самооборона без оружия)'의 약자로써 직역하면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호신술" 이란 의미이다. 소위 '셀프디펜스'라고 보면 되겠다.
삼보는 특정 무술의 발전이라기보다는 여러 유.무술의 종합이라고 할 수 있다. 삼보의 형성에 중요한 기본이 된 호신술들은 그루지야공화국의 치타오바, 아르메니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호신술 및 몽골씨름, 브라질의 유술과 유도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의 삼보가 구체화된 것은 1938년으로 당시 전소련 체육 스포츠 위원회가 위의 호신기술을 민속격투기로 연구,분류,정리하며 각 공화국의 전문가들을 소집하여 새로운 호신체계를 만들어 그 호신체계를 "삼보"라고 명명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구 소련의 특수부대였던 스페츠나츠의 격투 교과 과정중의 하나이기도한 삼보는 구 소련의 국민의식 고취라는 큰 공헌을 하였으며, 그때문에 국기로 제정되는 영광을 누르게 되었다. 구 소련정부에서도 호신술을 대통합한 삼보를 국민의식 고취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연방대회 및 국제대회등을 개최함으로써 삼보가 세계적인 호신술이 되는데 좋은 역할을 하였다.
푸틴총리도 젊은시절에 삼보 선수 생활을 한적이 있을 정도로 삼보에 심취한 인물이며 러시아의 군과 경찰은 물론이고 정,재계등 각분야의 많은 인사들도 삼보를 익혀 상당한 수준에 있다.
이러한 정치권의 관심과 러시아 정부의 지원아래 현재 세계 삼보연맹은 삼보를 세계적인 스포츠로 육성하기 위하여 전세계 각국에 삼보협회를 결성하는데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있으며 매년 러시아 각지에서 세계선수권 대회등 다양한 대회들이 열리는 중이다.
삼보 경기장은 10m 사방에 두께 5∼20cm의 매트를 깔고 그 위에 비닐제 캔버스를 덮는다. 캔버스에는 사방 8m로 너비 10cm의 색깔 있는 선으로 사각형의 선이 그어지고 그 안에서 경기를 한다.
경기는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나눈다. 개인전은 체중별로 토너먼트 방법 또는 배드마크 방법(레슬링 경기에서 쓰이는 벌점법)이 이용된다. 단체전은 두 팀이 대항전 형식을 취한다. 경기는 가벼운 체급부터 순차로 가지며 승자가 많은 쪽이 승리팀이 되고, 경기시간은 10분간(초심자급은 6분간)이다. 승·패 중 어느 하나로 판정이 내려지며, 무승부는 없다.
메치기·굳히기(누르기·꺾기 등) 등의 기술로 승부를 겨룬다. 굳히기에 조르기는 포함되지 않는다. 꺾기에서는 팔꿈치·허리·무릎 등 관절과 정강이의 압박에 의한 고통주기 등이 허용된다. 메치기와 꺾기는 한판의 대상이 되지만 누르기는 판정 점수를 얻는다.
머리부터 곤두박이치게 메치는 일, 일체의 조르기와 목을 비트는 일, 혹은 양다리로 머리를 조르는 일, 상대방의 머리를 매트에 대고 누르거나 얼굴에 손이나 발을 대는 일, 때리기·할퀴기·물기 등, 팔꿈치·무릎으로 위해를 가하는 일, 상대방의 팔을 등뒤로 비트는 일, 메치기 자세에서 꺾기 등은 금지된다.
그럼 지난 11월 1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8회 러시아 삼보 챔피언쉽 대회 현장을 이미지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