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있는 그림은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호박보석 그림(Янтарная картинка)'이다.
재료로 사용되는 호박은 먹는 호박(pumpkin)이 아니라 보석 호박(amber)이다. 얼핏 우리가 생각하기에 보석을 가지고 그림을 만든다는 것은 꽤나 매혹적인 기사거리겠지만 러시아에서는 그리 특이한 경우는 아니다. 러시아인들에게 호박 보석을 이용한 반지나 목걸이, 팔찌 등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장신구류이다 그렇기에 호박을 이용해 그림을 만들었다고 해서 색다르게는 생각할지언정 놀라지는 않는다. 러시아 발트해 연안에서 채집되는 호박은 투명하고 아름다운 것이 산출되기로 유명하다. 예전에 발트해 연안에서는 해수보다 가벼운 호박이 바다에 떨어져 파도에 밀려 기슭으로 밀려왔기에 바닷속에 들어가 그물로 건져냈다고 한다.
러시아 내에서 체취되는 호박의 양이 제법 되기에 러시아의 예술가들이나 기념품 장인들은 호박을 이용한 여러가지 시도를 하는 편이다. 호박모석 그림은 근래에 동장한 것으로써 크기는 대략 일반적인 액자 크기이다. 비교적(?) 저가(低價) 호박그림의 경우 스텐실로 채색된 바탕위에 숲과 나무를 호박 알갱이로 표현했다. 반면에 고가 호박그림의 경우는 바탕조차도 호박을 갈아서 파스텔 톤으로 채색하고 나머지 부분을 굵은 호박을 일일히 붙여서 표현한것이 눈에 띄인다. 더불어 크기도 저가 액자에 비해 눈에 띄게 큰 편이다. 다만 호박 특유의 색깔 때문인지 가을분위기가 대부분이다.
과거에 러시아에 호박 그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예전 호박그림의 경우 대부분 크기가 CD케이스 정도이고 호박 알갱이가 5~6개 붙어있는 수준이어서 그리 눈에 띄는 아이템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액자크기의 호박그림은 일단 숲이나 나무를 표현하기 위해 빽빽하게 붙여진 호박의 볼륨감이 인상적이다. 더불어 제법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이 작품이 등장하자마자 해외 보석상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아이템이 되었다. 단지 이 호박보석 그림은 밑그림을 제외한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생산이 수요를 충족시키지는 못하는 편이다.
러시아를 방문할 일이 있으신 분이라면 기념품시장을 가실때 거들떠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