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레믈(Кремль)처럼 러시아를 강렬하게 상징하는 것이 있을까? 테트리스 궁전 '바실리 사원'이나 '붉은광장'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 붉은성벽은 바실리 사원과 붉은광장을 아우르는 포괄성이 있다.
'크렘린'이니 '크레믈린 궁전'과 같은 영어식 표현으로 신문과 방송에서 소개되곤 하는 끄레믈(Кремль)은 사실 특정한 건물이나 성벽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끄레믈의 원래 사전적인 의미는 ‘성벽’, ‘요새’라는 뜻의 보통명사다. 러시아 지역 상당수에 ‘끄레믈’이라고 불리우는 성벽이 하나씩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지역의 끄레믈이라는 수식어가 붙여 불리운다. 그러나 단순히 끄레믈이라 불리우는 곳은 단 하나 모스크바에 있는 것을 지칭되는 곳이다. 더불어 끄레믈은 수도 모스크바의 정치적 심장부로 상징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약 26만 제곱미터의 넓은 구내에 들어선 끄레믈 내의 건물들은 과거 ‘짜르’와 정교 대주교의 거처였다. 끄레믈은 세상의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도 러시아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는 옛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사실 끄레믈은 극히 강렬하게 옛 러시아를 상징하는 것이었기에 러시아 근대화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뾰뜨르 대제(표트르 대제)는 러시아를 근대-근세화 시키려고 결심했을 때 끄레믈이 있는 모스크바를 뒤로한채 북서쪽 650km 지점에 새 수도인 쌍뜨 뻬쩨르부르그를 세워 새 출발을 하기도했었다.
지금 남아있는 ‘끄레믈’은 1812년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에 소실된 이후 재건축한 것이다. 여러 궁전과 사원, 최고회의 건물, 병기고, 무기고, 대포의 황제, 종의 황제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끄레믈 석벽 안에 ‘발쇼이 끄레믈룝스키 드바례쯔(Большой кремлевский дворец - 1838-50 - Тон К.А.)’라고 부르는 건물이있다. 소위 대 끄레믈 궁전이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이곳은 과거 제국시절인 15∼17세기 역대 황제의 처소였던 곳이다. 전장 125m, 방의 수는 700개, 총 2만㎡의 넓이를 자랑한다. 건물의 1층에는 집무실외에 역대 황제의 대리석, 호화로운 방들이 있고 2층에는 저 유명한 예식용 ‘게오르기 홀’이 있다.
이곳에는 19세기의 가구, 샹들리에, 양탄자, 악기, 그림, 조각 등이 다양하게 갖추어 져 있어 파리의 루브르 궁전 못지 않게 화려함을 갖고 있다.
1934년 개축 때에는 3,000명을 수용할수 있는 소련 최고회의 간부회의장이 만들어졌었다. 주요한 몇 개의 홀에는 러시아 훈장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에까쩨리나 훈장의 홀, 블라지미르 훈장의 홀 등이 그것이다.
그 중 가장 아름다운 홀이 바로 ‘게오르기 홀’이다. 이 곳은 러시아 대통령 취임식을 벌이는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게오르기 홀은 날이면 찾아간다고 해도 날마다 볼 수 있는 장소는 아니다. 최근에는 연간 공개되는 날이 극히 한정되어 있을 정도로 외부공개를 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 1년 내내 외부 공개를 안할정도이다.
각설하고. 게오르기홀을 비롯해 대 끄레믈 궁전 안을 이미지로 만나보자. 꽤 화사하다는 느낌을 받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