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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투어가이드

뻬쩨르부르그 돌아다니기


쌍뜨 뻬쩨르부르그는 학생시절에 2번, 직장생활을 하면서 5번 방문했었다. 업무관계로 방문했을때는 회사스케줄에 따르는 일정이었기에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스케줄에 따라 러시아 회사나 학교를 방문했기에 호텔과 방문장소, 공항 정도가 활동 범위였었다. 게다가 자가용 아니면 택시를 타고 다녔으니 무슨 여행이 되겠는가. 학생시절에 다녀온 두번의 경험 중에서도 한번은 그리 친하지 않은 친구의 가이드차 따라간 것이었기에 같이간 친구의 정서에 맞추다보니 개인적으로는 굳이 간지럽지 않은 곳을 다시 긁은 느낌의 건조한 방문이었다.

결론은 동기들이 같이 가자고 하는 것을 귓등으로 흘린채, 홀로 다녀온 뻬쩨르부르그가 개인적으로는 진정한 여행이 되었던 셈이다. 주변에 신경쓸 필요도 없고, 급할것도 없이 순간순간 계획을 수정해가면서 찬찬히 돌아다니는게 체질에도 맞다. 이런 고집이 간혹 엉뚱하게 튀어나와  굳이 어려운 길로 빠져들어버려 고생을 (사서)하곤했지만 후회되기보다는 나만이 겪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뻬쩨르부르그는 뾰뜨르 대제(피터 대제)시절에 만들어진 계획도시이다. 그야말로 도시가 우리나라의 논 처럼 좌우 대칭이 맞게 형성되어있다. 자연적인 방추형 도시인 모스크바와는 전혀 상반된 느낌을 준다. 그래서인지 여행하면서 길을 잃을 위험이 상당부분 줄어들어 길찾는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도 다니기에 부담없는 도시이다.

그럼 뻬쩨르부르그 여행에 대해 간략하게 나열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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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기차역명과 위치도>

<뻬쩨르부르그를 가려면>
여름시즌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서 뻬쩨르부르그로가는 직항은 없다. 이 직항(대한항공)도 몇 년 전에 새로 생긴 항로이다. 직항이 없는 시즌(봄,가을,겨울)에는 모스크바로 먼저 입국한 뒤에 뻬쩨르부르그로 가야한다.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비행기 티켓 날짜를 지정하면 '서울-모스크바' 왕복 비행기 삯으로 '모스크바-뻬쩨르부르그' 왕복 비행기표도 별도의 요금없이 구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직항이 아닌 모스크바에서 뻬쩨르부르그를 갈때는 모스크바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가는것이 이래저래 편리하다. 빠르고 편리하며, 비행기에 비해서 훨씬 저렴하게 '러시아 제2도시'로 갈 수 있기때문이다. 더불어 금요일 야간 열차를 이용할 경우 굳이 하루치 숙박비를 더 낼 필요없고(모스크바에서 뻬쩨르부르그로 기차를 탈 경우 8시간정도가 소요된다. 저녁 기차를 타고 출발하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한다. 열차 내에서 잠을 청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주말 밖에 시간이 안되는 사람들에게는 평일에 학업이나 자신의 생업에 지장을 주지않는 금요일 저녁(러시아는 주 5일제)에 출발하는 기차가 시간 및 기간을 절약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스크바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비행기가 있지만 사업상, 혹은 시일을 다투는 문제가 있지 않는한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레닌그라드스키 바끄잘(레닌그라드 역)>-이곳에서 뻬쩨르부르그행 기차를 탈 수 있다.

 
  <2인실 꾸베의 전경>


모스크바의 기차역은 우리식의 출발지(혹은 거주지)기준의 역명을 사용하지 않는다. 반대의 개념으로 도착지 기준으로 기차역명을 정해놓는다. 모스크바에 위치한 레닌그라드스끼(뻬쩨르부르그의 소비에트 공화국 시절 지명) 역(驛)으로 가서 뻬쩨르부르그행 기차표를 사면된다. 기차역에서 직접 구입해도 되고 도심 호텔등지에서 기차표를 예매해도 된다. 단지 외국인에게는 기차표 요율이 높게 책정된다는것이 저렴한 여행을 하는데 걸림돌이다.

매주 금요일에 출발하는 모스크바발 뻬쩨르부르그행 열차는 항상 만원이다.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외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간혹 심야열차내에서 잠이 안와서 멀뚱하게 깜깜한 창밖을 보고 있노라면 러시아 아저씨(혹은 청년)이 보드카 한잔을 권하는 경우도 제법된다. 천성적으로 배우의 피가 흐르는 러시아인들과 시끄럽게 수다를 떠는것은 유쾌한 경험이다. 단지 비흡연자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정체모를(?) 담배연기로 인해 약간의 후각적인 고통은 있을 수 있겠다.  


<어디서 묵을 것인가>
저렴하게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뻬쩨르부르그에서 민박을 이용하면 된다. 러시아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현지 러시아인의 민박을 이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여름시즌에는 기차역 주변에 수많은 민박집 주인들이  가격과 장소를 적은 종이피켓을 들고 서 있어서 굳이 민박집을 찾아나설 필요없이 숙박장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여의치 않은 분들은 한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이 편리하다. 대신에 러시아 호텔보다는 저렴하겠지만 우리나라 모텔 보다는 비싼 숙박비는 각오해야한다. 하지만 여러모로 유익한 현지정보와 편의시설(인터넷, 전화)를 제공해주기에 타국에서의 불편함이 상당부분 해소되는 곳이기에 처음 러시아를 여행하는 분들에게는 권장할만 하다. 뻬쩨르부르그의 고급호텔들은 대부분이 중심가에 밀집되어있다.


<뻬쩨르부르그도 식후경 - 식사할 곳>
여기서 소개하는 식당이나 카페들은 매우 주관적인 기준에서 선정한 것이다. 가격과 (전통적으로) 좋은 평판을 받은 곳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단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몇 곳만 소개해보겠다.

*크로거딜 위스키 바
18, 갈레리나야
전화번호 : (812) 314 9437
-간단한 요기거리와 알콜류가 준비되어 있다.

*니꼴스끼 카페 (Nikolsky Cafe)
7, 끄류꼬프 운하
전화번호 : (812) 113 8532
-이곳에는 몇개의 테이블 밖에 없지만 흔치않은 러시아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보레이 아트 갤러리 카페
58, 리쩨인느이 대로(大路)
전화번호: (812)273-36-93

대체적으로 이런 카페는 지하철 노선도와 비슷하게 퍼져있는 다국적 패스트푸드점(맥도날드)이나 가판점에 비해서는 상당히 비싼축에 속한다. 이런 곳보다는 저렴하고 편리한 먹거리 위주로 찾는다면, 패스트푸드점이나 가판점, 시장 등지에 가면 된다. 러시아의 서민적인 먹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길거리에서 샤우르마(샤베르마-중앙아시아에서 들어와 러시아에 토착화된 샌드위치)에 맥주 한 병을 곁들이면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어디를 다녀볼 것인가>
1.
뻬쩨르부르그에 늦은 저녁에 갈 만한 곳으로는 심야카페를 들 수 있다. 이들 카페는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기에 밤시간이 무료한 이들에게 음악과 마실거리(알콜 포함)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넵스키 대로(大路) 에 위치한 째즈카페 '체'를 추천한다. 이 카페는 서민적인 느낌이 나는 곳이다. 여타 새로생긴 카페들이 현대적이고 패셔너블한 인테리어로 손님을 유혹한다면 이곳은 그리 현대적인 유행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더불어 이곳은 올드 째즈(혹은 전통 째즈음악)를 들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째즈카페이다. 이런 고리타분한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나이트 클럽등에서 이 나라 젊은이들과 어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하지만 늦은 밤시간에 이런 곳을 방문할시 홀로 다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기타 스트립바나 토플리스바등의 성인을 위한 장소들이 있지만 굳이 이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2.
만약에  넵스키 대로를 걷다가 커피생각이 난다면 '아프리코소프 카페'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이곳의 커피와 핫초코는 매우 훌룡하다고 생각된다. 더불어 동구권 인테리어 역시 훌룡하다. 이 카페는 1905년에 지어져서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유서깊은 곳이다. 역사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이 카페가 생긴해가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러일전쟁)기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것이다.

3.
알다시피 도스또옙스끼는 그의 명작 '죄와 벌'을 뻬쩨르부르그에서 집필했다. 그래서인지 뻬쩨르부르그에서 작가 '도스또옙스끼'를 떠올리는 분들도 계시리라 여겨진다. 뻬쩨르부르그에서 도스또옙스끼의 흔적을 찾는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가 살았던 아파트는 현재 박물관으로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다. 도스또옙스끼 박물관(아파트)은 그가 부유한 중산층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기도하다. 더불어 그의 책을 출판하던 출판사도 볼 수 있다.

5.
꾸즈네친의(Кузнечны) 푸드마켓에서는 훌룡한 꿀과 허브향기를 느낄 수 있다. 이것들은 사람을 마비시키는 힘이 있다. 중독된다. 게다가 샤워크림과 치즈등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훌룡한 것이다.

6.
마이까 엠반크멘트(Мойка Эмбанкмент, Moika Embankment )의 아파트에서는 러시아 문학의 전설적 인물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 곳에서는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알렉산드르 세르게이비치 뿌쉬낀이 살았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것은 자국의 언어를 이용해 위대한 문학적 업적을 남긴 이 시인은 번역능력은 신통치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위대한 시인이었음에는 틀림없다. 이 아파트의 바로 맞은편 건물에는 러시아 개혁인사이자 뿌찐 대통령의 자문인 초대 뻬쩨르부르그 시장인 아나똘리 소브착이 살았었다. 또한 이곳에서는 망명한 유명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꼬프'가 살았었다. 마이까 엠반크멘트는 세계 4대 박물관 중에 하나인 에르미따쉬 박물관에서 불과 몇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7.
에르미따쉬 박물관은 과거 짜르(황제)의 겨울 별장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이다. 다른이름으로 겨울궁전이라고도 불리운다. 에르미따쉬에는 한 작품에 1분만 투자한다고 해도 하루에는 전부 다 볼 수없을 만큼 방대한 전시물들이 구비되어 있다. 에르미따쉬 박물관에 대한것은 너무도 많은 자료가 인터넷에 올려져 있기에 따로 설명은 하지 않도록 하겠다. 참고로  박물관 2층과 3층 사이의 계단에는 한국 작품을 한 작품 볼 수 있다.  

8.
뻬쩨르부르그의 토요일 밤은 공연예술의 밤이라고 볼 수 있다. 평일에 공연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토요일 저녁은 분위기 자체가 틀리다. 클레식 음악과 발레, 오페라, 재즈공연이 극장극장마다 넘쳐난다. 만약에 뻬쩨르부르그에서 공연예술을 감상하고 싶다면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의 '마린스키 극장'에 방문할것을 권한다. 개인적으로 이 극장에서 가장 감명깊게 본 작품은 뿌쉬낀의 예브게니 오네긴이었다. 현재 마린스키 극장은 초현대식 극장으로 다시 지어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