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평창의 2014년 동계 올림픽의 경쟁자 소치에 대한 IOC(러시아어로는 모크(МОК)라고 한다) 심사단의 방문심사가 23일 끝났다. 우리나라 언론에 소개된것처럼 러시아는 뿌찐(푸틴)대통령이 하루에 두 차례 프리젠테이션을 벌이고 끄레믈과 친분이 있는 재벌들이 천문학적인 지원금을 약속하는등 분위기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실사를 마친뒤 러시아 언론도 '올림픽 시험은 마쳤다. 시험 성적은 7월에!' 라는 헤드라인을 뽑아내며 나름대로의 성공적인 올림픽 유치 설명회 였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IOC 평가단은 러시아 소치로 와서 약 100여시간동안 머물렀다. 이 시간동안 그들은 높은 산을 오르고 내렸으며 기차를 타기도 했다. 더불어 러시아 대통령 포함 올림픽 관계자들이 발표하는 35번의 프리젠테이션을 들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러시아는 국가적으로 얼마나 올림픽을 유치하고 싶어하는지를 IOC 평가단에 알리는데는 주력했다. 물론 우리의 평창에 비해 열악한 교통조건과 투자약속등의 청사진만을 보여준 것이었지만 IOC 평가단에게는 제법 인상깊었던 모양이다.
IOC 평가단의 치가루 이가야 위원장은 러시아 방송 인터뷰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 우리는 올림픽 유치를 원하는 소치의 경쟁자들(평창, 잘즈부르그)과 소치를 비교 할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소치가 올림픽을 유치할수 있는 훌룡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국가 대통령에서부터 소치 주민들의 올림픽 유치에 대한 엄청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체적으로 대 언론용 립서비스성 발언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와 국민'이라는 표현을 썼던것에 비해 러시아에서는 '대통령과 소치주민'이라고 한것이 비교가 된다. 뿌찐(푸틴)대통령의 적극적인 프리젠테이션이 이들에겐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IOC평가단의 모습>
<소치 시내에 붙여진 올림픽 광고판>
러시아 인사들과 러시아 올림픽 유치 위원회등은 이번 심사에 꽤나 자신만만한 반응들이다. 알렉산드르 트까체프 끄라스노다르 지역 주지사는 이번 유치전에의 승리를 믿는다는 인터뷰를 언론을 통해 자신있게 밝혔으며, 스포츠계 인사들은 당연히 소치가 동계 올림픽을 유치할것을 믿는다는 반응이다. 겸양이 미덕이었던 평창과 비교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이것이 올림픽 유치에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는 알수없다. 다만 이들이 주장하는 소치의 올림픽 유치 당위성은 외신을 통해 전세계로 타전되고 있다.
<소치에 지어질 올림픽 공원의 조감도와 올림픽 공원이 들어설 부지. 아직은 올림픽 공원 부지라는 현판만이 보일뿐이다 >
동계 올림픽 유치는 현지 실사도 중요하지만 평가 위원단의 표심을 잡는것도 중요하다. 이런 스포츠 외교에서는 아무래도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가 평창과 잘즈부르그에 비해서는 입김이 셀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레오니드 찌가체프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은 '이가야 위원장을 잘 알고 있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평가는 IOC 평가단 개개인이 하는것이기에 결과는 알 수 없다. 실제로 러시아 언론사들은 이가야 위원장에게 소치 유치에 대한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소치가 될것같습니까 아닙니까?'라는 다소 속보이는 '우문'에 노련한 등산가처럼 '현답'으로 피해가곤 했다.
"만약에 소치가 올림픽 게임 유치에 성공한다면 나는 반드시 이곳 끄라스노이 빨랸예(붉은 들판, 아름다운 들판이라는 의미)에 와서 스키를 탈것입니다."
우리나라 언론들에서 연일 기사화 되는 것처럼 소치는 현재 준비상태가 평창에 비해 미비한 상태이다. 더불어 환경문제까지 걸려있는 상황이다. 이에 러시아는 IOC조직 위원회에 보낼 올림픽 유치에 대한 방대한 양의 서류를 준비중이다. 이를 통해 7월 4일 승리를 확정짓는다는 복안이다.
잘즈부르그의 실사가 남아있지만 이제 5개월 뒤 어느나라가 축배를 들지 기다려본다.
참고로 아래 이미지들은 평가단과 언론사들에게 공개된 올림픽 스타디움과 주변 부대시설에 대한 가상 조감도들이다. 사진을 클릭하면 조금 크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