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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도(道)를 구하는 자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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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루또이' 2008. 10. 2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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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봄이로되 진정한 봄은 아니로구나 (春來不似春)"

가을 초입 낮시간의 햇볕 속에서 가느다랗게 실눈을 뜨고 강호를 둘러보던 스승이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옆에 두눈을 감은채 바위에 기대어 햇볕을 쬐고 있던 제자가 말을 받았다.

"전한시대 흉노의 왕에게 시집가는 궁녀 왕소군이 남긴 싯귀가 아닙니까?"

"그렇지. 원래 그녀가 한 말은 '호지(胡地)에 무화(無花)하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오랑캐 땅에는 꽃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라 했지. 하지만 현재에 와서는 '꽃샘추위'를 이를때 사용하기도 하고, 정치적 의미로도 사용되고는 하지. 더불어 현 강호를 이를 때도 사용될 수 있겠구나."

"블로그 강호에 봄이 왔으되 진정한 봄이 온건 아니다...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런셈이지. 블로그 강호는 얼핏보기에는 활짝 만개한 꽃의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서양력 2003년에 블로그 강호가 개벽(開闢)한 이후에 다양한 형태와 이름의 문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 않았느냐. 물론 게중에는 도태된 문파도 있고 강호를 떠난 고수들도 있어왔다. 작금의 강호는 거대 문파 위주로 재편되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무공을 연마하는 설치형 문파들 또한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느니라. 블로그 강호에 1,000만 이상의 무림인들이 몸담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가 되어버렸지."

"......?"

"그러나 양적 증대가 질적 증대를 부르진 않는것이다. 아니 양적증대는 질적 하락을 불러일으키기 더욱 쉽겠지."

"......!"

스승은 반쯤 뜨고 있던 눈을 완전히 감아버렸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양적 질적인 면을 배제하더라도 강호는 현재 정체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늘어날 것도 줄어들것도 그닥 눈에 띄지 않는 현상이 계속 유지될 뿐만 아니라, 어찌보면 상당히 움직임이 없는 고리타분한 공간처럼 보이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지."

"하지만 어딘들 그렇지 않은 곳이 있겠습니까? 차츰 규범이 잡히고 조화로운 공간으로 블로그 강호가 재 탄생하고 있다고 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면에서 각 문파의 장문인들은 강호동도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여러가지 무공비급의 전파와 수련법을 아낌없이 가르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겠지. 네가 말한대로 그들의 노력으로 인해 이제는 가입형 무공이나 설치형 무공이라는 것의 차이점이라는 것이 점점 희미해져가는 추세이긴 하겠구나. 허나 그네들이 설파하는 것은 기본적인 무공연마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강호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건은 될 수 없다. 블로그 강호는 그런 기본적인 무공초식따위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강호인들 스스로의 자신들만의 독특한 무공을 연마하는 것에 따라 유지되고 정화되는 곳일터."

"그렇다면 스승님이 말하는 '정체기'란 것 이후에는 어떤식으로 강호가 변할거라 예상하시나요?  "

"굳이 설명하자면...지금도 진행중이긴 하다만 '세대교체(世代交替)의 시기'가 도래할 것 같구나 ."

"세대교체의 시기라 하셨습니까?"

"강호에서 종횡사해하며 활약하던 고수들이 보다 정묘한 '블로그의 도'를 얻기위해 면벽수련이나 입산수도를 하기위해 강호의 전면에서 비켜서 있는 현재, 새로운 신진 고수들이 강호의 전면으로 나오는 시기라고 보면 되겠구나."

"아...그런 의미입니까?"

"나 역시도 강호에서는 모래알과 같이 미흡한 존재이기에 확실히 맞다고 자신할 수는 없겠구나. 그러나 조금만 통찰력이 있는 이라면 이러한 세대교체의 조짐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할 수 있는 것이었단다. 더불어 현재 진행중인 현상이기도 하겠다. 곰곰히 생각해 보려무나...네가 익히 알고 있던 강호의 고수 중에 몇 정도가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지...."

".......!! "

"물론 강호는 몇몇의 절대고수가 좌지우지 하는 곳이 아니다. 대다수의 강호인들에 의해 눈에 보이지 않을정도로 천천히 움직여 성숙하게 만드는 공간에 더욱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 '한 사람이 백걸음을 앞서나가는 것보다는 100인이 한걸음 나아가는것(一人百步 不如 百人一步)'이 세상에 더욱 도움이 되는 이치와 같다.

정체기를 맞고 있는 현 블로그 강호는 이제 갖 걸음마를 배운 어린 아이와 같다고 할 수 있지. 그러나 겉보기에는 이미 성숙한 성인의 그것을 닮아 있단다. 몸만 어른인 아이는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

현재 블로그 강호라 불리우는 몸만 어른인 어린 아이는 사춘기를 맞이해서 정신적인 성숙을 위한 성장통을 조용히 겪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그렇다면...이 블로그 강호가 변화없는 정체기를 벗어나는데 강호인의 한 사람인 저는 어떤 도움을 주면 좋겠습니까?"

스승은 제자를 바라보는 눈에 애정을 듬뿍담고 입을 열었다.

"너에게도 어린시절 사춘기가 있었겠지? 너의 부모님과 주변 친인척들이 어찌해주시더냐? "

"아..."

"그대로 하렴. 그 이후에야 진정한 봄이 오지 않겠느냐?"

말을 마치고 스승은 제자만이 알아볼 수 있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자 역시 마주보고 미소지었다. 그리고 속으로 되뇌었다.

"사춘기를 맞은 어린 아이라...."

햇볕이 따뜻한 어느 가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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