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러시아인들에게 여름은 이래저래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6월 말부터 길게는 8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 여름시즌은 러시아인들의 휴가의 계절이자 결혼의 계절, 그리고 축제의 계절이다.
러시아 제 2의 수도 쌍뜨 뻬쩨르부르그(과거 레닌그라드)의 여름은 러시아인들이나 관광객들에게 ‘백야'로 인해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빠르면 6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이 '하얀 밤'은 계절 축제와 더불어 화려하게 시작된다. 2월 말 이후, 뻬쩨르부르그의 밤은 매일 수 분씩 짧아진다. 그러다 일 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6월 세째주 즈음에는 11시가 넘어서야 겨우 어둑어둑해지며, 새벽 1시가 되어도 초저녁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다 새벽 2~3시 즈음이면 다시 환해지기 시작한다. 밤이 가장 깊어지는 시간에도 조명없이도 거리를 활보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런 환경이다보니 뻬쩨르부르그의 가정집에는 거의 예외없이 이중 커튼이 달려있다. 인위적으로 방을 어둡게 하여 숙면을 취하기 위함이다.
본격적인 백야 시즌인 현재 뻬쩨르부르그는 백야를 즐기기위해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맞이하기에 여념이 없다. 다른 계절에는 다소 적막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도시 전체가 밤낮으로 술렁이는 중이다.
그럼 2010년 뻬쩨르부르그의 하얀 밤을 이미지들로 소개해본다(이미지들은 클릭하면 조금 크게 볼 수 있으며 새벽 1시에 열리는 뻬쩨르부르그의 도개교 영상도 첨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