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모스크바에 플레시몹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지리한 겨울동안 이렇다할 활동을 펼치지 못한 젊은이들의 크고 작은 퍼포먼스들이 봄 초입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새로 시도되는 것들도 있지만 몇 년에 걸쳐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대형 플레시몹들이 있습니다. 게중에 대표적인 것들이 몇 일 전 소개해 드린 모스크바의 '
프리허그'나 '드림플레시'입니다. 이와함께 또 유명한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좀비 퍼레이드'입니다.
'좀비 퍼레이드' 혹은 '좀비 축제'로 불리우는 이 퍼포먼스의 기원은 러시아가 아닙니다. 최근 몇 년 간 해외에서 좀비붐이 한창 불었을때 유행하던 것이 러시아에 까지 전파된 것입니다. 하지만 도입된 이후 가장 활발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행사가 펼쳐지는 곳은 단연 모스크바 젊은이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좀비관련 행사나 축제는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코스튬플레이와 결합되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하위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좀비복장으로 결혼식을 올린 마니아 커플도 있었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모스크바에서 좀비 퍼레이드가 펼쳐졌습니다. 장소는 러시아 플레시몹의 성지라 불리우는 구 아르바트 거리입니다. 이번으로 4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봄비가 추적이는 가운데 진행되었는데요. 행사날은 흐릿한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참가자들이 이런저런 소품을 준비해와 역대 최고의 잔혹 비주얼을 보여준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날 행사 말미에 참가자간 갈등(?) 및 불법집회를 이유로 참가자 30여명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 옥의 티로 남습니다.
각설하고, 그간 좀비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보자면 이번 좀비 퍼레이드의 분장이 좀 과도할만큼 그로테스크했는데요. 정말 목불인견인 이미지들은 자체검열했습니다만, 역시 고어물이나 공포물, 피칠갑에 대해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안보시는 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그럼 이날 풍경을 이미지들로 살펴보시죠.
연행 차량에 탑승한 여성 참석자. 경찰에 잡혀간다는 위압감 보다는 끝까지 카메라를 의식한 행동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개인정보가 확인되면 벌금형 정도만을 받고 풀려나게 됩니다.
대체적으로 모스크바 플레시몹 참가자들은 얌전히 자신들이 할 것만 하고 해산하는게 관례처럼 내려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날은 분장 때문인지 거리에 세워진 자동차들과 벽면 등 아르바트 거리 곳곳에 붉은색 흔적들이 종종 보이더군요.
이날은 러시아 최대 민영방송 '엔.떼.베'의 리포터 또한 과하지 않을 정도의 좀비분장을 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심한 분장에 러시아어로 '저를 안아주세요(프리허그)'를 적은 종이를 들고있는 소녀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