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여성 4구대회에 대해 언급을 했던 적이 있다. 지난 2월서부터 열린 1~3차 예선대회를 모두 관전해본 결과 몇 명의 참가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참가자들의 실력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소견이다. 또한 20점 단판 승부에 마무리(3쿠션)가 없는 경기다 보니 운이 좋아 들어가는 플루크가 몇 번 반복되면 실력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하수들이 고수들에게 승리하는 모습도 종종 연출되었었다. 다소 운이 승부를 좌지우지 하는 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레이싱걸 당구대회와 같은 흥미위주의 이벤트성 경기에 비해서는 수준이 확연히 높은 대회이긴 하다.
이에 비해 두 달 간격으로 어느 당구용품 전문업체의 주최로 열리는 여성 3구대회는 100%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고수들이 상위권에 입상하는 실력제 경기라고 볼 수 있겠다. 이 대회의 룰은 이전 대회 입상자들 몇 명을 제외하고 모두 12점을 소화하는 경기이다. 이전 대회 입상자들은 소위 핸디를 조금 높여(13~15점) 경기에 참여하게 된다. 특징이 있다면 이닝제를 도입해 이닝 제한(25이닝)이 있다는 것이다. 남성 대회에는 거의 없는 이 룰은 이 대회가 하루동안 열리는 토너먼트 대회다 보니 특정 경기가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용도로 도입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간혹 25이닝이 넘어가는 시점까지도 참가자들이 5점 안쪽 밖에 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달 경기중에는 25이닝 동안 4점을 치고도 승리하는 경기가 있었다(상대방은 1점). 당구종목이 멘탈경기인지라 경기상황에 따라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결과가 안나오고 꾸준하게 자기 평균 점수(에버리지)를 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당구의 고수일 것이다.
여성 3쿠션 대회를 관전하다보면 여성 4구대회 우승자들도 눈에 뜨인다. 1차대회 우승자인 변은영 선수나 2차대회 우승자 박종분 여사, 3차대회 우승자 한주연 선수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상위권에 상항 포진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들도 2차 혹은 3차전 이전에 탈락하기도 한다. 3쿠션과 4구의 종목적인 차이점도 있겠지만 여성 당구 고수들이 재야에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럼 지난달 선릉역 인근 당구클럽에서 열린 여성 3쿠션 대회의 전경을 사진들과 함께 둘러보자. 이날 시합에는 총 55명의 여성 동호인이 참가했다.
대회 상품이다. 상품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16강에 들면 큐 케이스를 상품으로 받을수 있고, 8강 이상에 진출하면 당구큐가 수여된다. 물론 입상 순위가 높을수록 고가의 큐이다. 단골 입상자들은 상품으로 받은 큐를 되팔아 수익을 올린다는 설이 있다.
대진표 추첨을 하는 장면. 칩을 뒤집으면 번호가 나오고 그 번호들을 순서대로 연결해서 대진 상대가 정해진다.
게임의 선공을 가리기 위해 뱅킹을 하는 모습. 다소 의도적으로 연출된 이 장면은 주관사의 사진 촬영용 포즈라고 보면 되겠다. 자 그럼 게임 시작
이날 참가자중 최고수급에 속하는 김효정 선수. 이론의 여지가 없는 여성 3쿠션 종목의 강자이다. 하지만 이날 시합에서는 8강진출로 만족해야만 했다.
여성 4구대회의 2차 예선대회 우승자인 박종분 여사. 이날 참가자중 구력으로만 따지자면 최고이며 실력 또한 누가봐도 최고수급이다. 프로 당구선수인 김가영 선수의 모친이기도 하다. 이날은 아깝게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여성 4구대회 1차대회 우승자인 변은영 선수. 부친이 유명한 예술구 선수이자 당구관련 사업가인 변경환 프로이다.
여성 4구대회 3차대회 우승자인 한주연 선수.
이번 대회 8강 진출자 중에 한 명인 원은정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