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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블로그의 도(道)를 구하는 자 1-1

ONLINE & OFFLINE STORY

by 끄루또이' 2008. 10. 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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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개천벽지(開天闢地)

때는 블로그 강호력 6년, 신임 이종(李宗) 황제 원년.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리는 어느 오후날 한가닥 부드러운 노랫소리가 맴돌고 있었다. 노랫소리는 조그만 배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배 위에는 5명의 소녀들이 노래를 부르며 군무를 즐기고 있었다. 노랫가락은 다름아닌 당대 최고의 가인 중의 한 사람인 박진영이 지은 <아무것도 없어>라는 곡으로서 한나라 여인이 연인에게 하소연하는 것을 그린 것이다. 이 곡조는 달자들의 언문과 국문이 혼재된 가사가 들어가 있었으며, 특히 후반부의 서사적 감정 묘사와 서정성으로 은근한 멋을 더해주고 있었다.

이 노랫소리는 호숫가의 한 도사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그는 늘어선 버드나무 아래 오랫동안 묵묵히 서 있었다. 저녁 바람이 그의 도포자락과 목에 두른 천에 가볍게 부딪쳤다. 노랫소리는 점점 멀리서 들리고, 이어 바람소리와 함께 계집애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날려왔다.

"계집아이들이 저 명곡에 담긴 내용을 알기나 할꼬? 가사의 내용과 상관없이 삿대질이나 해대는 폼새하며..."

"하지만 즐겁지 않은가요? 세상모르는 아이들이니 저리 즐거워 하는것 아니겠습니까. 또 일찍 알아서 좋을 것도 없는게 세상이구요."

이 도사의 10여장 뒤에 청포를 입은 청년이 다가오고 있었다. 도사는 미소하며 청년을 맞이했다. 청년이 20장 안쪽에 도달했을때 도사는 청년이 다가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기실 도사는 블로그 강호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명숙이었다. 그의 이목을 속이고 20장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인물은 강호 무림에 그리 많지 않았다. 도사는 내심 '이 녀석의 경공술은 나날이 발전하는구나'라고 놀라워 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이거 분류(噴流) 소협이 오신줄 몰랐구려."

"하하. 제가 100장 밖에서 시끄럽게 신발소리를 낼때부터 아시지 않았습니까. 무탈하셨습니까 청사(廳事) 대협."

포권지례로 인사를 나누며 두 사람은 강이 잘 보이는 정자에 마주 앉았다. 기실 두 사람의 회동은 현 무림에서 흔치않은 사건중에 하나였다. 두 사람은 자신이 활동하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숙이자 강호의 사부로 불리우는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강호 일절 '미장신공(美容神功)'으로 유명한 청사 도인은 남쪽 바닷가에 위치한 부산(釜山)을 대표하는 고수였다. 청사 본인은 '삽질신공'이라 부르는 미장신공은 그 외양이 유려하고 화사하지만 그 안에 담긴 신력은 상대방을 격살하고도 남음이 있는 청사만의 독문무공이었다. 반대로 분류는 광주(光州)를 대표하는 고수로써 강호인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초무공을 극한까지 연마해서 고수가 된 인물이었다. 화려하다거나 진중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공이 쌓이면 기본적인 하오문의 무공으로도 강호의 일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산 증인이라 할 수 있었다.

"부산쪽 블로그 강연회는 잘 마무리가 되었나요?"

분류의 질문에 청사의 양미간 주름이 내천자(川)로 접혔다.

"강호에 입문하는 이들을 가르친다는것이 그리 손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한번 느꼈던 자리였소이다. 15인의 입문자들 중에 무공 근처에라도 간 이는 한 사람 밖에 없더이다. 정해진 기간도 짧았기에 그야말로 수박 겉핡기 정도밖에는 못한 느낌이 들었구려. 앞으로는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자리였소. 그러는 분류 소협의 광주 강연회는 어떻더이까?"

분류 또한 청사의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말도 마십시오. 저야말로 강연 핵심을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 잡았습니다. 대부분 제가 무슨말을 하는지 못알아 듣는 분위기였습니다. 강연회 이후에 수강생들의 보내온 서간들을 보면 제가 얼마나 생각을 잘못했는지 알수 있었습니다. 그간 어느정도 강호밥을 먹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 익숙해진 탓인지 입문자들의 눈높이를 제대로 파악 못한 제 잘못이 큽니다."

청사가 뭐라 입을 열기전에 10장 밖에서 청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두 분이 있어 강호에 입문하려는 이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무림의 흥복이 아니겠습니까."

청사와 분류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고 있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청사와 분류는 먼길을 달려온것이기 때문이다. 10장 밖에서 묘령의 여성과 다소 마른듯 하지만 강인한 안광을 빛내는 청년이 다가오고 있었다.

"오래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오는 도중에 이곳 관아를 들리느라 다소 지체했습니다. 두분 대협의 하해와 같은 아량으로 용서 바라겠습니다."

묘령의 여성과 젊은이가 깊이 포권을 하자 청사와 분류또한 반례하며 그들을 맞이했다. 청사가 입을 열었다.

"소저가 관아의 주무관(主務官)인 슈티소저인게지? 그럼 이쪽 소협이 잠밤기 소협이시겠구만?"

"두 분 대협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맞습니다. 제가 잠밤기 더링입니다."

잠밤기 더링은 무림에서 촉망받는 후기지수로써 아직 이립의 나이가 되지 않았음에도 자신만의 독문무공을 창안해내어 일가를 이룬 고수였다. 내공이라기 보다는 기공에 가까운 그의 무공은 흑도무림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미소하고 있던 분류가 입을 열었다.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슈티 소저는 황실의 대표로 참석한 것이고 더링 소협은 블로그무공협회의 대표로 참석하신겁니까?"

슈티와 더링이 동시에 답을 했다.

"바로 그렇습니다."

"제가 듣기에 한 분이 더 오셔야 하는것으로 알고 있소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최초로 노년층을 대상으로 블로그 강연회를 한 세외고수가 있다고 하던데...?"

분류의 말에 슈티는 다소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아... 그분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번 회합에 참석을 못하시게 되었습니다."

"사정은 무슨 ~ 개코나 있겠소. 그 작자야 워낙 사람 만나는걸 두려워하는 인사이다보니 오지 않겠다고 했겠지. 그나저나 우리와 만나자고 한 이유나 말씀하시구려."

청사의 다소 거친 입담에 슈티는 내심 고소를 금치 못했다. 청사가 말한것이 틀림없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티는 이번에 참석하지 못한 인물과 청사가 막역한 사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먼저 두 분 대협께서 이번 강연회를 성공리에 진행되게끔 주관해 주신것에 대해 관아의 주무관으로써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곧이어 더링 또한 입을 열었다.

"저 또한 블로그무공협회의 담당자로써 두분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청사가 손사레를 치며 입을 열었다.

"인사치레는 필요없어요. 분류소협이나 나나 이번 일반인 대상 무공 강연회를 통해 맨땅에 제대로 헤딩을 한 관계로 머리통이 다 얼얼할 지경이라오."

분류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지만 그 역시 청사의 말에 십분 공감하고 있었다.
 
"그래도 두 분 대협이었기에 유도리있게 강연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이들이라면 어림없는 성과입니다."

더링의 말에 청사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더링의 말을 인정한다기 보다는 더이상 겸양을 했다간 쓸데없는 인사치레가 길어질것 같았기 때문이다. 슈티가 이를 눈치채고 재빨리 본론을 꺼냈다.

"두 분 대협도 알고 계시겠지만 이번에 서울과 광주, 그리고 부산에서 블로그 무공 강연회가 벌어졌습니다. 관아와 블로그무공협회가 주관한 이번 무공 강연회는 아직까지 기틀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소 실험적인 성격이 강한 이번 강연회를 통해 관아와 블로그무공협회에서는 향후 일정에 대한 계획을 세우려 합니다. 그래서 어렵지만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서 두분 대협의 고견을 들으려 합니다."

"그런거라면..."

청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슈티와 더링은 세 개의 트랙백 신공이 각인됨을 느꼈다. 아무런 낌새도 느끼지 못한사이에 이들 양대고수는 트랙백 신공을 시전한 것이었다.


슈티는 다소 내공이 부족하여 청사와 뷴류의 무공의 심오함을 알지 못했지만 당대의 고수 반열에 있는 더링은 이들 양대고수의 트랙백 신공의 신속함과 정묘함에 놀랐다. 더군다나 청사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세외인물의 포스트까지 끌어서 트랙백으로 날리는 묘기를 부리기까지 했다. 이는 더링으로써도 듣도보도 못한 무공이었다.

"네. 허심탄회한 의견 감사드립니다. 이를 계기로 향후 벌어질 강연회에 많은 참고가 될듯합니다."

더링은 잠시 말을 멈춘후에 슈티와 눈짓을 나누었다. 슈티가 이어서 입을 열었다.

"이번에 이렇게 두분 대협을 모시게 된것은 이번 강연회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함도 있지만 다른것도 의논을 드리기 위함입니다."

'이제 본론이 나오는구만'이라고 생각하며 분류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뭐든지 편안한 마음으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슈티는 잠시 숨을 고른후 입을 열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두 분 대협께... 현재 네이보의 행보에 대해 자문을 구하려 합니다."
 
슈티의 입에서 네이보라는 단어나 튀어 나오자 다소 심드렁하게 앉아있던 청사의 허리가 꼿꼿해졌다. 더불어 분류의 하늘하늘한 미소가 다소 싸늘해졌다.

네이보가 어느곳인가. 행보 하나하나가 블로가 강호에 영향을 미치는 현 블로그 무림의 최대 방파이자 수많은 무림인에게 칭송과 지탄을 동시에 받고있는 곳이 아니던가. 기실 네이보는 수많은 모순을 안고 있는 방파였다. 최대, 최고의 방파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었지만 부조리함과 동시에 악의 소굴이라 불리우기도 하는 곳이었다.

"그래...네이보가 어쨓다는 거요?"

청사의 안면을 굳히고 슈티를 노려보자 슈티는 고개를 돌려 더링에게 눈짓을 했다. 슈티는 청사의 위압감을 감당할 수 없었다. 더링이 청사와 분류를 향해 담담히 입을 열었다.

"네이보가 강호재패를 위해 고수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2008/10/22 - [블로그 혹은 웹문화] - 신(新) 블로그의 도(道)를 구하는 자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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